단어의 사연들

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어릴 적 나의 소소한 취미 중의 하나는 국어사전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얇디얇은 습자지 같은 사전의 책장을 살곰살곰 넘기다 보면

내가 모르는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른 뜻을 담고 있는 말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 다짐한 것이 '내가 모르는 말을 아는 척 쓰지 말아야겠다'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세상이 많이 편해져서 모르는 말이 있더라도 두껍고 무거운 국어사전을 일일이 들춰보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 몇 번 눌러보면 웬만한 말들의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한 세상에서도 모든 것들을 알려주진 않는다.

그동안 그렇게 써 왔기에 특별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단어들.

왜 이 시점에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지 문득문득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이 말은 대체 어디서 생겨난 거야? 하고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을 엮은 책이다.

나름대로 많은 말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착각이었던 게다.

처음 보는 말들도 많고, 처음 듣는 사연들도 구구절절했다.

말이라는 것이 딱 어느 한가지 정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 속에는

국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물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옛날이야기 같기도 하고, 물건들에 대한 설명 같기도 한 책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해박함에 감탄할 정도였다.

지금도 많은 말들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혹은 잊혀져 가고 있다.

저자의 뜻처럼 기왕이면 이쁜 우리말들을 많이 사용했으면 좋겠다.

책의 말미에 저자의 말을 보며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에필로그 부분에 미처 본문에 적지 못한 말들이 안타까워 적은 모습을 보니

조만간 2편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