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종건의 엄지장갑 이야기 - 아직도 벙어리장갑이라 부르세요?
원종건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평점 :
장갑을 끼고 환하게 웃는 표지 속의 청년이 어딘가 낯익다.
알고 보니 오래전 MBC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작은 꼬마 아이였다.
시각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와 어렵게 살던 아이.
어머님이 그 프로그램을 통해 각막이식수술을 받으셨고 붕대를 풀던 모습은
아직도 나의 눈에 선하다.
전 국민을 모두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고
나 역시 아직도 원종건 군의 어머님 모습이 생생하다.
그 후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그 아이가 자라서 봉사활동을 다니는 사진 후기를 보고
잘 자라서 좋다. 고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어서 또 무척 반가웠다.
책의 표지와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벙어리장갑'이라는 차별의 말을 엄지장갑으로 바꾸어 부르자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예전부터 써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말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걸 알았다.
아마 '벙어리장갑'이라는 말에 누군가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
그 말을 더 쓰지 않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안다.
그래서 "엄지장갑"이라는 말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마침 아이의 장갑이 필요했던 차에 자주 가는 쇼핑몰에 엄지장갑이라고 검색을 해봤다.
검색 결과가 없다고 나오는 것이었다.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구나 하는 씁쓸함이 몰려와 고객의 소리에 나의 마음을 전해보았다.
담당자에게 돌아온 메일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내용이었고
혹시나 하고 그 쇼핑몰에 들어가 엄지 장갑으로 검색을 해보니 수많은 엄지 장갑들이 검색 결과에 나타났다. 짜릿한 순간이었다.
역시 차별의 말이었음을 깨닫는다면 더 좋은 말로 사용할 거라는 나의 믿음이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의견을 적극 반영해준 쇼핑몰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 청년이 이렇게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렇게 되기 까지는 어머님의 교육과 인품 덕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각막 이식 수술을 받고 어머님은 아들에게 '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말씀하셨단다.
늘 겸손과 감사를 가지고 사는 분들.
나도 이분들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