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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와카타케 치사코 지음, 정수윤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들은 대부분 노후에 대해 막연히 안락한 삶을 생각하곤 한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은 그냥 잘 계실 거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혼자 있는 그 쓸쓸함과 고독은 짐작하지 못한 채 말이다.
여기 이 책에 일흔넷, 쓸쓸한 노년의 삶이 있다.
외로와서 자꾸만 혼자서 이야기하는 할머니가 계시다.
어제의 나, 젊었던 나, 어렸던 나.
이 책 속의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나는
왠지 그냥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소용이 다 한 삶이란 무엇일까,
소용이 다 한 후에 사는 삶들은 또 어떤 것일까.
그 소용은 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저자 와카타케 치사코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 속 모모코 씨의 이야기로 만들었나 보다.
저자는 55세의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63세의 나이에 최연장 수상을 했다고 한다.
남편과 사별 후부터 글을 썼다고 하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글쓰기로 치유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이 책의 번역이었다.
옮긴이는 이 소설의 전편에 도호쿠 사투리가 나와 이것을 강원도 사투리로 번역을 해주었다.
일본 사람들도 독해가 어렵다는 도호쿠 사투리.
마치 그 지역의 말을 직접 듣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옮겨주어
책을 읽는 내내 시골마을에서 사투리를 쓰는 어르신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귀에 들리는 듯 현실감 있게 묘사되었다. (번역가님 감사합니다.)
책을 다 읽은 후
나의 마음속에 무언가 장엄한 여운이 맴돈다.
혼자서, 때로는 다 같이 자신의 길을 걷는 모모코 할머니의 모습이 아른댄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그렇게 인생의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