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이 설명했다.
"그러니까요, 오늘 귀중한 새 교훈을 얻었어요. 초록지붕집에 살면서 여러 가지 실수를 했지만 그때마다 나쁜 점들을 하나씩 고칠수 있었거든요. 자수정 브로치 사건으로 제 것이 아닌 물건에 손대지않게 되었고요, 진통제 케이크 사건은 요리할 때 덜렁대는 습관을고치게 해줬어요. 그리고 요리할 때는 정신을 차리고 허영도 부리지않아요. 머리 염색 사건으로는 허영심을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지든요. 이제는 머리카락이나 코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다 간혹 한 번씩만 해요. 오늘 실수는 너무 로맨틱한 것들만찾는 습관을 고쳐줄 거예요. 에이번리에서 로맨틱한 걸 바라는 건쓸데없는 짓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수백 년 전, 탑이 우뚝 솟아있던 캐멀롯에서라면 몰라도 지금 시대에 로맨틱한 건 중요한 게아니더라고요. 이제는 그럴싸한 놀이에 빠져드는 일이 없도록 하겠어요. 아줌마, 오늘 사건 이후로 저의 행동이 대단히 좋아질 거라고장담해요."
마릴라라 회의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만......."
하지만 마릴라가 밖으로 나가자 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던 매슈가다가와서 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수줍은 듯이 낮게 속삭였다.
"앤, 네 상상과 로맨틱한 것들을 모두 버리진 말거라. 지나친 건 나쁘지만 조금은 남겨두는 게 좋지 않겠니? 앤, 조금은 남겨두렴." - P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