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시 포도 분이 시작됐어요 ㅣ 김상현 교수의 처음 만나는 수학 동화 1
김정진 그림, 서지원 글, 김상현 기획 / 글고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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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수아와 달리 우리집 아들은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라 재미있게 읽을거라 기대하며 함께 책을 펼쳤다. 평소에도 수학문제와 숫자를 좋아하는 편이라 유아 수학동화를 자주 읽었는데 문고판으로는 처음 접하였다. 기대에 맞게 이 책은 문제를 풀거나 개념을 설명한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수학을 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주인공 수아가 숫자가 없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면서 벌어지는 숫자가 사라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시계, 달력, 과일의 개수 등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숫자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알게된다. 숫자가 없다는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에 대해 아이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숫자가 단순히 계산을 하기 위한 기호가 아니라 시간과 날짜를 나타내고 물건의 개수를 세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자연스레 아이들이 깨달을 수 있다.

무엇보다 수아와 수아의 아빠가 숫자를 찾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그림도 익살스러워서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고 한숨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떤 숫자를 찾을지 맞추어보려는 것도 재미있어했고 이 책에서 '하나, 둘, 셋'을 붙여 이야기를 하는 패턴도 재미있어 아이가 따라하기도 하였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익숙한 숫자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아직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아이에게는 수학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수학은 많이 풀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궁금해하고 관찰하는 즐거운 활동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면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아들과 책을 읽으며 숫자가 정말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이 나 또한 행복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로, 부모에게는 아이와 자연스럽게 숫자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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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각자의 오디세이아를 쓴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2
호메로스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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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온 날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관련 책들을 모두 빌려왔다. 그 중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바로 서평단 신청으로 받게 된 '우리는 매일 각자의 오디세이아를 쓴다'였다. 영화를 본 후 이 책을 읽으니 오디세우스의 긴 항해가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같이 느껴졌다. 이 책은 오디세이의 긴 여정에서 겪는 여러가지 고난과 역경을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총 5개의 파트로 나누어 보여준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우리의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느냐가 아니라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둘 중 하나를 잃어야만 통과할 수 있는 잔혹한 해협'에 대한 부분이다



나는 인생이 얻는 게임이 아니라 고르는 게임이라고 자주 생각한다. 무엇을 얻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잃어도 괜찮을지를 고르는 게임. 다 지키려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못하고 하나를 잃을 각오를 한 사람은 오히려 나머지를 지킨다.

p112

나는 그동안 어른이 된 다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얻고 선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오히려 무엇을 잃은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결국 인생에는 모든 것을 지킬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오며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지켜낼 지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몫인 것이다. 또한 심연을 응시하라는 메시지는 힘들고 두려운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과거의 상처나 실패에 발목 잡히기보다 스스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 또한 깊은 울림을 주었다. 수십 년의 방황 끝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마침내 이타카에 도착한 오디세우스처럼 우리에게도 각자의 이타카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은 정답을 찾아가는 여행이 아니라 수 많은 선택과 상실을 경험하면서도 나만의 방향을 잃지 않고 끝까지 항해하는 과정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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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기후 변화와 열대화 ㅣ 초등융합 사회 과학 토론왕 93
이여니 지음, 어수현 옮김 / 뭉치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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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환경 보호에 대해 크게 관심갖고 살지 않았다. 기후 변화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무지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특히 기후변과가 단순히 날씨가 더워지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얼마 전 우리 집 근처에 싱크홀이 생겨 난리가 났었고 실제 우리도 자주 지나다니는 도로라 걱정했던 적이 있는데 이 또한 기후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놀라웠다. 폭우와 가뭄 같은 기후 변화가 지하수와 땅의 상태에 영향을 주어 싱크홀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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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간중간에는 어려운 환경, 과학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부분도 유용했다. 단순히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준 책이었다. 아직 아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 함께 읽지는 못했지만 늘 책꽂이에 꽂아두고 언제든 아이가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호기심을 보일 때면 바로 꺼내 읽어볼 생각이다. 이제는 환경 문제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일상에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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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멈추지 못할까 - 애착으로 읽는 중독의 심리학
주세진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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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PD 수첩에서 청소년 도박중독을 다룬 방송을 보았다. 친구를 따라 시작한 온라인 도박이 어느 순간 아이의 일상을 집어 삼키고 수천만원에서 2억원이 넘는 돈을 잃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성적이나 가정환경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침투할 수 있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현실이 더욱 두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읽은 이 책은 왜 저 아이들은 도박을 끊지 못했을까 라는 질문을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했다. 저자는 중독을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 정신전문간호사인만큼 중독의 뿌리를 애착과 연결의 문제에서 찾는다. 어린 시절 충분히 의지할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고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거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는 경험이 부족하면 사람은 자신으이 마음을 달래줄 다른 대상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4부, 다시 연결되는 삶이었다. 이 책은 상처를 단순히 지워버리라고 하지 않는다. 오래된 설계도를 다시 쓰는 것, 즉 과거에 만들어진 애착과 반응의 구조 위에 새로운 경험과 관계의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수용에서 시작해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새로운 경험과 관계의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혼자 버티는 구조를 바꾸고 흔들리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회복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아이에게 "다시는 안돼", "도대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니"와 같이 아이를 책망하는 것은 가장 쉬운 방법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중독의 회로가 만들어진 아이를 도와주는 것은 꾸짖음이나 비난이 아닐 것이다. 힘들다고 말해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경험, 실패해도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경험,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정된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모든 중독의 문제를 애착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청소년 도박에는 스마트폰을 통한 접근성, 또래 문화, 도박 사이트의 유인 구조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이 상호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복잡한 문제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아이에게 도박을 끊으라고 요구하기 전에 아이는 무엇에 연결되어 있었을까라는 질문말이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아이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보다 힘든 순간에 부모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를 통제하는 부모보다 아이와 연결 대상이 되어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마지막 힘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관계라 생각된다. 이 책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중독을 끊는 방법만이 아니라 사람은 다시 연결될 때 달라질 힘을 가진다는 것 그리고 그 연결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 그리고 어른의 역할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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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 - 아무도 나를 구원할 수 없을 때, 스스로 구원이 되어라 ㅣ 흔들릴 때마다 나는 OO를 읽었다 2
빅터 프랭클 지음 / 닻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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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재학 시절 인상깊게 읽었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최근 도서관에서 빌려 또 다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죽음의 수용소 이후'를 읽은 이후 이번 책을 접하게 되었다. 수업시간에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로고테라피를 배우며 삶의 의미라는 개념을 접했지만 당시에는 이론으로 배웠던 내용이 지금의 내 삶에 깊이 와닿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래전 배웠던 로고테라피를 다시 꺼내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게 된 책이다.

수용소라는 극한의 상황을 지나온 프랭클이 결국 말하고 싶었던 것은 고통 자체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게는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마지막 자유가 남아있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죽음의 수용소 이후'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삶의 의미, 책임, 자유의 문제로 이어지는데 이 책은 그것을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다시 생각하도록 이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자기가 정한 선 하나를 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직이며 결국 그것이 자신의 내면을 지키는 일이라는 내용이다. 감정을 바라보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불안은 도망가라는 명령이 아니라 내가 무언가를 소중하게 여기도 있다는 신호이고 분노와 슬픔 역시 그 안에 내가 지켜야 할 가치나 잃어버린 무언가가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로고테라피를 배울 때는 이런 개념들이 다소 이론적으로 느껴졌는데 지금 다시 읽으니 감정과 삶을 바라보는 아주 현실적인 태도로 다가왔다.

결국 이 책은 흔들리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다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 지를 묻게 하는 책이었다. 로고테라피가 책 속의 지식으로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나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삶의 의미는 거창한 목표에서만 발겨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내가 어떤 태도를 선택하고 무엇에 책임을 질 것인지에서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 역시 앞으로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상황을 바꾸는 것만 고민하기보다 지금 이상황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먼저 물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이 책을 어느 책장 깊숙한 곳에 꽂아두지 말기를. 손이 닿는 자리, 베개 옆이나 책상 모서리 혹은 가방 안 주머니에 두기를, 그리고 다시 흔들리는 밤이 찾아오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 단 한 문장만 읽기를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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