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시인 K-포엣 시리즈 9
김중일 지음, 전승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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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인가? 20대에 시집을 많이 읽었는데 30대는 시없이 사느라 바빴고 40대 중반 이후에 12월에서야 시를 다시 찾았다. 류시화 시인, 천상병 시인, 이생진 시인을 좋아했다. 내 집 책꽂이에 보니 잘~ 꼽혀져 있다.

가끔씩 시가 생각나는 순간이 있었다. 아름다운 곳을 보면서 어떻게 표현하면서 전해야 할까를 고민할 때 종종 생각했지만... 딱 그만큼 이였다. 11월에 시집을 선물로 받았다. 시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이 시집을 냈다고 해서 함께 읽어보고 소감을 나누었다. 그리고 법정 스님의 제자 정찬주 작가의 명상록을 읽으며 다시 시를 생각했다.



시는 절제된 언어로 아름다운 감성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언어의 유희이다.  입에 맴도는 단어가 시어가 되어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항상 한글판만 읽다가 한글로 영어로 동시에 기록된 시를 보니 너무 반갑다. 글로벌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시의 방향이기도 하다. 좋은 시가 우리나라 안에서만 읽히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듯하다.



짧은 운율로 끝나는 시가 아니라 스토리가 있어서 이해하기가 조금 더 쉬우나 시인을 이해하기에 처음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해설을 보다 보니 시인의 경계에 선 모습에 그를 바라보게 된다. 시인의 귀, 시인의 등, 시인의 선물, 시인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시인의 존재에 대한 그의 존재가 누구인가를 규명하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가득하다.



시인의 에세이 중에는 이러한 글이 있다.

"나라는 존재는 나만의 존재인가? 나라는 존재는 나만의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나는 내 존재를 너무나 악착같이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독점하려고 하지는 않았나, 하는 상념에서 시는 나를 해방시켜 준다."

"나는 '이곳'에 있고, 너는 '그곳'에 있다. 입장을 바꿔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시공간의 멀고 가까움이 아니라 존재의 인지다. 서로의 존재를 기억해내고 감각하는 순간 너와 나는 서로에게 투명하지만 확실한 존재가 된다. 존재감이 뚜렷한, 투명한 사람이다."

'유령 시인' 제목이 참 특별하다. 시인의 에세이를 읽다가 보면 왜 유령일까? 유령의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 짐작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나만의 오판일 수도 있다. 작가와의 대화는 이렇게 딱 시집 한 권이기에.

처음 만났지만 시인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존재를 생각하게 된다. 참 한 가지 시집의 또 다른 장점은 작고 가볍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방에 언제든지 넣고 다니면서 볼 수 있다는 점과 짧아서 책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이다. 12월이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에는 시를 좀 더 읽어야겠다. 책꽂이에 꼽힌 내가 좋아했던 시부터 다시 읽어 보면서 시랑 친하게 지내야겠다. 같이 시랑 친하게 지내볼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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