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꺼내 보는 아버지의 편지
마크 웨버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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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편지라는 제목을 봤을 때, 예전에 읽은 책과 비슷한 형식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꼭지별로 말하는 그런 형식인지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버지의 일기가 가미된 편지랄까? 일기와 편지의 혼합 구성으로 되어있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렸을 때부터 최근의 치료 도중의 일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저자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상세히 전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의 일기 덕분이다. 이 책은 저자는 지인인 존 모리스 목사의 설득에 20년 넘게 써온 일기와 이메일을 정리해 아들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을 추려낸 것이다.

 

힘들 때 꺼내보는 아버지의 편지라고는 하지만(참고로 원제는 ‘Tell my sons’ 이다.) 나에게는 암과 싸우는 환자의 고군분투기로 와 닿았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저자가 겪는 치료과정들과 평범하지 않은 그의 일상이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물지 않은 몸의 구멍으로 인해 담즙이 흘러나오는 것이나 복부에 찬 고름을 본인이 직접 상처를 잘라내고 쏟아내는 등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암 환자의 고통과 모습을 이번 독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책의 내용 중에는 저자가 아이들에게 ‘유연함’을 강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라크 파병 당시 미군으로서 거리를 두기 보다는 현지인 생활로 들어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슬람교인과 종교에 대해 논쟁을 나눴던 일화 등 저자가 신앙과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책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할 수 없다’와 ‘하기 싫다’의 차이와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법칙을 일러주는 부분이다.

‘할 수 없다’가 훨씬 쉽지만 이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해.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도전해야 할 필요도 있고, 하기 싫은 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며, 원하지 않는 관점을 찾아야 하고, 틀릴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실제로 패배와 수치심을 겪어야 할 때도 있단다. 이러한 각각의 과정이 배움과 성장, 삶의 검증과 충만함을 나타내는 거란다.-p.64

다른 사람들이 멈추라고 지시한 그곳에서 한 걸음 벗어나는 것으로부터 너희가 품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호기심을 품고 한 번만 더 물어봐라. 꾸준히 한 번 더 생각하고 함부로 물러서지 마라, 당당히 의견을 말해라, 노력해라. - p.206

 

책의 구성 면에서 좀 아쉬운 면이 있다. 큰 주제별로 글을 나뉜 것은 나쁘지 않으나, 담긴 이야기들의 시간적 일관성이 없어 읽는데 좀 혼란스러웠다. 일정한 시간의 흐름대로 나열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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