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죽기로 결심하다 - 어느 날 문득 삶이 막막해진 남자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
콘스탄체 뢰플러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시공사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주제는 남성 우울증이다. 나는 이 책의 서평 모집을 들었을 때, 요즘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하시던 일을 정리하고, 주로 집 안에 있는 그 모습. 휴일 같은 날, 뭐하시는지 보면 종일 텔레비전만 보신다. 평소에도 저러고 계실까? 저런 생활이 반복되면 건강한 사람도 마음의 병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생각이 ‘남성 우울증’을 다뤘다는 이 책을 신청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제목이 참으로 자극적이다. 회사 점심시간에 이 책을 보고 있는 나를 보고, ‘죽기로 결심했어?’라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남자가 죽기로 결심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주기 위해 제목을 이렇게 붙인 것 같다.

 

우울증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은 현대인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남성에게 나타나는 마음의 병은 여성에 비해 가볍게 생각하고, 소홀하게 다뤄져 왔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학자들은 오랜 세월 남자들은 우울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믿어 왔다. (중략). 남성 우울증이 여성의 그것과는 다른 특징을 보이다 보니 간과되기 쉽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를 깨닫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 비율은 2~3배 더 높은데 이상하게도 자살률은 반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2~3배 더 높다는 점이었다. 자살은 대부분 우울증이 원인이기 때문에, 우울증 비율의 남녀 차이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날 학자들은 남성, 즉 최소한 나이가 꽤 든 남서의 우울증의 비율이 여성과 맞먹는다고 보고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우울증이란 병을 만만히 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병이라서 그럴까? 내가 보기에는 완전 치유라는 개념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각종 치료를 받고 상황이 호전되어도 다시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우울증이더라. 무서운 점은 환자가 마음을 먹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멀쩡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사례 중 결국 자살로 삶을 마친 한 사람은 죽기로 결심하고, 그런 의향을 주변에 전혀 남기지 않았다. 다만 유서에 남겼을 뿐.

독일에서는 유명 스포츠 선수가 우울증으로 자살하고, 그것에 자극을 받은 다른 축구선구가 자신의 증상을 드러냄으로써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술인이나 연예인 등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이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나니, 나는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아버지들이 남성 우울증이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 매달린 삶은 사셨던 아버지들. 일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았던 사람일수록 퇴직 후 몰려오는 허무함을 견디지 못하지 않을까? 남성 우울증은 이런 우울함을 도박, 마약, 섹스, 운동으로 회피하기에 중독의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 중년 남성의 중독 현상에는 우울증이 원인인지 아닌지 그것을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책에는 많은 사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것이 독일인으로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쉽지만, 그것은 변역서의 원초적 한계이니 어쩔 수 없겠지.

책 후반부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위한 방법들이 소개된다.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와 닿는 말! ‘집에 돌아가자마자 노트북을 여는 실수를 범하지 마라!’ 일을 집에서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자. 일은 사무실에서만 하는 것이다!!! 이것만 지켜도 행복한 마음을 위한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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