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루
주원규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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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는 종교-그것도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신교사상에 대해서 거부감이랄까? 그런 감정이 나에게는 자리 잡고 있다. 같은 종교 내에서도 종파끼리의 다툼과 갈등이 있지만, 애초에 믿는 존재를 다르게 말하는 일신교들 간의 갈등, 그로 인해 전쟁까지 불사르는 종교갈등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촉발시키는 그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대형 교회의 위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는 책 소개는, 나를 솔깃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내 생각을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믿음'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선량한 기도를 악용하는 소수가 잘못이고, 아무런 의심과 비판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다수가 잘못이라고. 종교와 믿음을 회의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아무런 의심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 자체를 꾸짖어야 한다고.

 

벤 야살의 재림 예수의 행동에 실망하고 그들을 다그칠 때, 재림예수가 벤 야살에게 하는 말들이 정말정말 와 닿았다.

"저들 역시 내가 창조해 낸 피조물들이기 때문이오" "저들이 욕망, 저들의 쾌락, 저들의 욕구, 저들의 야망, 저들의 타락, 저들의 비열함, 저들의 마성 모두 나의 창조의 터전 안에 있는 것들이요" "그렇기 때문에 난 저들을 심판할 수 없소, 심판할 권리가 없는 것이오"

그렇다. 사람들은 이 점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이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이 세상의 유일한 신이면 우리만의 신이 아닌 것이다.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자신이 믿는 신을 앞세워 저들과 나를 구분하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섬기는 신이 다르지만 저들 또한 내가 섬기는 신의 창조물이라는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저들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틀리다고 몰아붙이는 것만은 아닐까? 이런 의문점들과 이에 대한 생각이 기본되어진다면, 종교로 인한 마찰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나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이 생각났다. 거기서는 민족마다 신이 다 다르다. 우리가 믿는 신은 우리네만의 신이다.) 어떤 것이 정답일 수는 없으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은 틀린게 아니라 다르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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