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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의 힘 - 창조적 변화를 이루어내는 협력적 대화법
크리스티나 볼드윈.앤 리니아 지음, 봉현철 옮김 / 초록비책공방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대학시절, 동아리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정기회의를 했는데,
둥글게 앉아서 한 주간 본인에게 있었던 일 간략하게 돌아가며 이야기하고
본건으로 들어가서 회의 안건 이야기하고
마지막엔 한명씩 모두 다음주 어떻게 하겠다고 안건에 대한 정리도 하면서 그 소회를 한마디씩 하고
박수 한번으로 끝내던 회의였다.
비록 콜라가 미제의 똥물이라며 면박을 주던 선배가 놀러와 회의를 참관하면 갑자기 교과서적인 이야기만 했지만 말이다.
둥글게 앉아 듣고 말하고 행동하라!
이 책을 읽으니 나의 대학시절이 생각났다.
맞다, 그때 나도 동글게 앉아서 회의를 했었구나,
나름 참 민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었고, 선배들도 자부심이 대단했다.
헌데, 그뒤로 나는 또 언제 동그랗게 앉아 이야기를 했을까?
[서클의 힘], 석기시대로 올라간다. 불이 발명?되던 때, 호모사피엔스들은
불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모여앉아 분명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이야기를 하면서 소잡은 이야기, 소 못잡은 이야기 등등.
동그랗게 모여 앉는다는 것이 이처럼 역사가 깊고 깊은 것이라는 건
석기시대의 후예인 우리들도 저 어딘가에 그 유전자가 숨어있다는 것이겠지.
의자를 다르게 배치함으로써 사회를 변화 할 수 있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우리 흔하게들 보지 않나. 회의한다고 모두 모이라고 해서 아무 말 없이 5분 10분정도는 그냥 흘려보내는 일. 혹은 아무 말이라도 해보라고 해놓고선 일 진행은 회의전에 다 결정해놓은대로 진행하라고 하는 일.
이런 일은 늘 반복되고 제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도, 적극적인 자세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실망감만 가득차서 집중되지 않고 열정도 생기지 않던 경험 말이다.
우리 사회가, 내가 속한 직장이, 우리 가족들이 그런 실망감만 가득차고 새롭고 협력적인 모습이 다 사라진다면, 그런 것이 걱정스럽다면, 의자 배치를 둥글게 만들자. 그리고 책에서 말한 서클프로세스 대로 진행한다면 좀 더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굳이 직장내 회의의 방법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프로세스이다.
독서모임에서도, 아버지 고희연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좋은 프로세스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