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어린이 고전 시리즈로 박씨전, 사씨남정기, 인현왕후 전 등 다양한 출판물이 한때 유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덕분에 책에 흠뻑 빠져들었던 추억이 있어 아이도 즐겁게 책 읽는 경험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만화 박씨전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각색과 그림은 네발버섯이 맡아 주었는데, 처음 보는 작가였지만 그림체가 매력적이고 예뻐서 아이도 거부감 없이 앉은 자리에서 완독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각색 또한 깔끔하고 이야기 구성 흐름과 현대에 이질감 없는 상황 등을 고려하여 잘 되었다고 느껴졌습니다.
감수는 중학교 국어 교사인 최수지 선생님이 맡아주셨는데, 감수를 통해 국어 어휘를 적절히 삽입하고 아이들의 생각에 편견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을 잘 조절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지라는 소녀가 외모에 대한 고민을 품고, 우연히 만난 고전 책방에서 거울 속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민지가 바라보는 내용은 인조 시대, 신묘한 도술을 부리는 박씨의 이야기입니다.
이득춘의 아들 이시백과 결혼하는 박씨는 박색이라 가족들에게 홀대받지만 개의치 않고 피화당이라는 자신의 공간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득춘이 우의정이 되어 급히 관복을 지어야 하는 상황에서 밤새 옷을 멋지게 지어내거나, 지혜로 천리마를 찾아내어 삼백냥을 삼만냥으로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이시백이 과거에 합격하고, 박씨는 전생의 업에 가려진 외모를 탈피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신했죠.
이후 병자호란에서 자객을 무찌르거나 용골대의 항복을 받아내는 등 다양한 활약을 하게 됩니다.
책의 처음에 차례와 등장인물, 인물 관계도를 통해 인물, 사건, 배경을 사전에 훑어보고 예측해 봄으로써 소설 읽기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펼쳐보기 전,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아이가 추후 이 책을 통해 고전 소설의 독자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신비한 고전썰을 통해 다양한 사실관계의 확인과 생각해 볼만한 것들을 짚어주어 이야기에 대한 배경지식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추후 고전 독서 읽기에 비계가 되어줄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좋은 롤모델을 제공해 주고 싶은 엄마 마음을 아는 것처럼, 아이에게 되고 싶은 좋은 어른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아이의 생생한 소감을 덧붙이며 서평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읽게 된 까닭은 엄마가 만화책이니까 한번 읽어보라고 해서 읽었는데 재밌었다.
박씨가 변신하는 모습이 애벌레가 나비로 변신하는 모습처럼 실감났다.
겉모습만 봐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어려운 일을 뚫고 결국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는 박씨처럼 나도 나중에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