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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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낙관주의자』 선택하게 한 문장은 “삶을 무너뜨리는 건 사건이 아니라 해석이다”였다. 우리는 예상치 못한 사건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해석에 더 깊이 흔들린다. 그런데 그 해석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감정은 논리로 다스려지지 않고, 오히려 그 비합리적인 해석 안에서 감정은 점점 증폭된다. 나 역시 그런 굴레 속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감정의 수렁에 오래 머물렀던 적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나와같은 이에게 따뜻하면서도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준다다. 해석은 선택이고, 훈련 가능한 영역이라는 사실을 차근히 이해시켜 주면서, 삶을 조율할 수 있는 기술을 하나하나 소개해준다.

책은 단순한 긍정이나 현실 외면이 아닌, ‘감정과 사고의 조율법’을 말한다.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인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돕는 구조적 접근이다. 내가 특히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부정적 감정을 마주할 때 스스로 어떤 사고 패턴에 갇혀 있는지를 인식하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인지행동치료(CBT)의 실제적 적용이었다.

‘합리적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비교표’를 통해 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고, 거기서 생각보다 많은 인식 왜곡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지 ‘생각을 바꿔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 바꾸지 못하는지, 어떻게 해야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안내한다.

합리적 낙관주의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불안과 회의, 무력감이 일상이 된 시대다. SNS와 비교 중심의 사회 구조는 감정을 더 쉽게 과장하고 무너뜨린다. 우리는 감정이 아닌 ‘해석의 습관’ 때문에 좌절하고, 일상이 금세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그런 감정의 롤러코스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공한다. 우리가 회피나 억압이 아닌, 감정과 공존하며 삶의 방향을 조율할 수 있도록 돕는 ‘합리적 낙관주의’는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심리적 근력이다.

저자인 수 바르마(Sue Varma)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로,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 정신건강 프로그램의 초대 의료 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당시의 집단적 트라우마 속에서 수많은 이들의 회복을 도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지행동치료와 긍정심리학을 결합한 ‘합리적 낙관주의’ 개념을 정립했다. 수십 년에 걸친 임상 경험과 심리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감정 회복력과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구체적 심리 전략을 제시해온 그는 지금도 CNN, 뉴욕타임스, 투데이 쇼 등 다양한 미디어에 출연해 많은 이들의 감정 회복을 돕고 있다.

이 책은 무너지는 감정의 순간마다 ‘어떻게 다시 시작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주는 현실적인 심리 훈련서다. 감정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고, 우리는 그 감정의 흐름 위에서 중심을 잡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합리적 낙관주의자』는 감정에 끌려가는 삶에서, 감정을 조율하는 삶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따뜻하고 과학적인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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