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나민애의 다시 만난 국어 나의 두 번째 교과서
나민애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페이지2(page2)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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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나민애

1979년 충남 공주 출생, 나태주 시인의 딸이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문학평론가이자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7년 문학 사상 신인평론상으로 등단하여, <내게로 온 시 너에게 보낸다>,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등 다양한 저서를 지으며 현재 문해력의 중요성과 국어의 재미를 전달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책은 과목별 최고의 전문가에게 배운다는 모토를 가지고 만들어진 EBS 프로그램 [나의 두 번째 교과서] (방영 시기 2024.09.23. ~ 2024.11.28. 40부작) 을 엮어 시리즈로 만든 책 중 국어 분야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지식은 교과서에 있다는 뒤표지의 말처럼, 이 책에는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방대한 국어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이 담겨있다.

1강부터 10강에 걸쳐 한 강의에 3~5가지의 꼭지를 달아 각 장을 구성하고 있다.

1강 읽기, 큰 세상을 만나는 기쁨

2강 시, 그리운 순간과의 조우

3강 소설, 천 개의 인생 답안

4강 고전시가, 변치 않는 인간의 비밀

5강 동화, 착하고 순한 위로

6강 듣기, 치우의 시작

7강 에세이, 나를 살리는 글쓰기

8강 실용 글쓰기, 설득의 기술을 배우다

9강 비평문 쓰기, 인생 책을 만드는 방법

10강 제목 쓰기, 모든 것의 진정한 마침표

"이 세상에서 '단어'라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한 거야."라는 말을 가훈으로 삼는 시인 아버지 밑에서 국어를 귀하게 여겨 책 읽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저자를 우리는 어떻게 읽었을까?

저자는 사람이 사람을 보는 데도 읽기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자로 된 텍스트만이 아니라 세상과 현상을 읽고, 사람도 분위기도 읽는다.

이렇듯 우리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읽기이기에 저자는 두 번째 교과서의 첫 여정에 놓는다.

우리는 어쩌다 국어를 어렵게 느끼고 멀리하게 되었을까?

저자는 국어 자체가 원래 어렵다는 시원한 답을 내놓는다. 실질적 범위가 무한대라는 국어는 모국어를 쓰는 누구나 느끼는 것이고, 평생공부감이라는 것이다.

설사를 해도 먹고 채워야 낫는 것처럼 안 읽힌다고 안 읽으면 안 된다고요.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언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처럼 언어는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문명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

국어공부란 바로 나의 문명을 배우는 것, 문명 위에 세워진 나의 세계를 배우는 일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책에 대해 우리는 저자만큼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읽는 사람은 책 뒤에 숨겨진 저자의 시간에 대해 추측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는 말에 책을 더 깊이 있게 읽기 위해서 왜 저자를 살펴봐야 하는지, 어떻게 책을 통해 저자와 대화를 나누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의 글들을 통해서 책을 아주 잘 읽고 싶어지는 욕심이 생겨났다.

저자는 시를 시작으로 소설, 에세이, 대중서, 동화를 어떤 부면으로 읽어나갈지, 어떤 매력이 있는지를 특유의 맛깔난 언어로 표현한다.

또한 살면서 꼭 써야 하는 자소서, 이메일 등 기본이 되는 글부터 나를 위한 에세이, 책을 위한 글 서평까지 쓴다는 것에 대한 기초를 다시 배운 것 같다.

"읽을 때마다 울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저 시의 어느 한구석에 내가 서 있기 때문입니다."

공감하는 시의 조각에서 나를 찾아내고,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치유를 일으킨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을 통해 긴 인생의 모의시험을 해보고, 공감되는 가치관 확인해 보고, 타인의 인생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체득해 보기도 한다.

천 년 전 인간들의 슬픔, 사랑, 기쁨의 토로를 읽으며 나의 슬픔, 사랑, 기쁨을 표현하는 것을 배우기도 한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책은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표현한 것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살아있는 글들이 다시 나를 살게 만든다고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뜻하지 않게 많이 울게 되었다.

슬픔 없는 인생 없고, 기쁨 없는 인생 없는 것처럼 슬픔을 이야기할 땐 나의 슬픔이 벅차올라 울고, 아름다운 것을 이야기할 땐 아름다워 울게 되었다.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된 삶이 가치 있는 거라고 믿는다._이소연,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저자는 내가 굉장히 훌륭한 사람이어서 내 삶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하면서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블로그에 기록을 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느끼곤 한다.

기록하지 않았으면 추억하지 못하거나 점점 희미해졌을 기억이 기록으로 인해 다시 꺼내지고 빛을 보게 되는 경험을 하고 나니, 내 글의 서투름이 부끄럽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계속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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