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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재발견 - 무엇이든 더 빠르게 배우는 사람들의 비밀
스콧 영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MIT에 입학하지 않고도 컴퓨터과학 4년 과정을 독파한 획기적인 신 학습법으로 미국 전역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나라에도 <울트라 러닝>의 붐을 일으킨 스콧 영의 새로운 신간이 나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세 시간 동안 커다란 나무를 베기 위해 2시간 반을 도끼를 날카롭게 가는데 썼다는 나무꾼의 이야기처럼, 무언가를 배우려는 학습자들은 기술 습득 이전에 학습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사실 깨닫게 된다.
저자는 당신의 목표가 궁극적인 숙달이든 약간의 향상이든, 학습 원리를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테트리스를 더 잘하게 된 사람들을 예로 들며 무엇이든 더 잘할 수 있는 3가지 요소인 보기, 연습하기, 피드백 받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의 서문을 연다.
이 책은 학습에 관한 이 세 가지 요소(보기, 연습하기, 피드백 받기)를 12개의 장으로 나누어 주장과 근거를 통해 상세하게 풀어낸다.
1~4장은 보기의 힘을 다룬다.
5~8장은 올바르게 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9~12장은 피드백의 역할을 보여준다.
모든 장을 끝으로 나오며에서는 각종 연구에 담긴 정보를 실제 연습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대한 학습에 관한 이야기들 중 몇 가지 사례를 보여주고 싶다.
우선 보기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해보자.
인간의 생각에는 병목 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감각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다양한 정보가 생각에서 활성화되려면 좁은 병목 지점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각은 좁은 의식의 창에서 일어나고 외부의 감각 정보와 오래된 과거 경험은 대부분 걸러낸다는 것이다. 이때 병목 현상이 정보의 양이 아니라 항목의 가짓수에 국한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NUFHSBLAI를 기억해야 할 때 각각의 알파벳을 외우는 것보다 알파벳을 FBI, USA, NHL로 재구성하면 기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처럼 복잡한 패턴의 정보를 조합해서 제한된 작업 기억을 극복할 수 있다.
체스 경기를 복기할 때도 초보자는 하나의 말을 각각 기억하려 하고, 전문가는 연관된 말을 묶어 덩어리로 기억하기에 훨씬 쉽게 장면을 기억한다.
따라서 초보자임을 인정하고 더 많은 덩어리를 만들어 기억을 꺼내는 연습과 인출 신호를 만드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저자는 실패가 아닌 성공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말하고 있다.
행동으로 얻게 될 결과에 대한 기대가 동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수행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도 동기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며 자기효능감이 개입 연결고리를 만든다고 심리학자 앨버트 벤듀라는 말했다.
누군가의 성공을 목격할 때, 특히 그 성공을 모방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생길 때, 같은 행동을 취하려는 동기가 더 강해진다.
특히나 초기의 반복적인 실패 경험은 투지보다는 학습된 무력감이나 회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용한 실패는 이전의 성공 경험 위에 쌓이는 실패다.
밴듀라의 말처럼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역할 모델이 특히나 중요하고, 작은 성공의 반복적인 경험이 아이들에게 실패를 이겨낼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교실 속 아이들의 학습된 무력감을 호소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우리 교실 속에서도, 집안에서도 아이들에게 아주 작은 성공의 경험과 세리머니에 담긴 응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연습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저자는 올바른 난이도를 찾는 것이 연습에 있어 무척 중요한 일임을 설명하고 있다.
점진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지는 문제 해결은 숙달에 필수적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비요크와 엘리자베스 비어 크는 어려운 연습이 쉬운 연습보다 더 나은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조건에 대해 연구했다.
바람직한 어려움 중 하나는 정보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서 정보를 인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어떤 사실이나 과정, 생각을 성공적으로 떠올리면 이를 반복해서 보는 것보다 기억력이 더 강화된다.
또 다른 바람직한 어려움에는 분산 연습이 있다.
학습에 어려움이 도움 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노력을 절약하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습할 때는 여러 기술을 섞어서 연습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맥락 간섭이 효과적인 이유로 수행자의 행동을 결정하게 하는 제어 과정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번의 인풋 보다, 본 것을 한번 꺼내어 말하고 생각해 보는 아웃풋 활동이 장기기억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 가지 동작을 반복하는 것보다 백핸드 포핸드 등 여러 기술을 섞어서 연습하는 것이 행동 결정 과정을 발달시켜 훨씬 효율적인 연습이 된다고 한다.
아이가 태권도를 하며 한 가지 발차기만 반복하지 않고 여러 발차기를 섞어 연습하는 것도 이미 훌륭하게 연습을 수행하고 있다는 대견함과 함께, 아이들에게도 배운 것을 꺼내 말이나 짧은 글로 내뱉어보는 훈련이 조금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 받기이다.
포커 게임에 일어난 혁명을 예로 들며 분석 도구의 등장이 향상된 피드백을 만들어 포커 전략의 진화를 가속했고 정교한 계산술을 적용하게 만들었다.
비행을 해본 적 없는 영국군 조종사의 이야기를 빌려 실전을 위한 연습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자신의 방식에 갇히지 않기 위해 직접적인 피드백으로 사고의 오류를 마주하고, 노출로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울트라 러닝이 한 개인이 기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이룬 성취와 노하우라면 이 책은 주변 환경이 능력 향상을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에 대한 근거를 보여준다.
이 책은 기술, 음악, 의술, 과학 등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기술을 습득하고 배우고 더 나아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또는 그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해주고 싶은 조력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 가득 담겨있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과 그 주변인들에게 저자의 말을 빌려 이 책을 추천한다.
"숙달에 이루고자 노력하다가 실패하는 것은 아주 멋진 실패다. 비록 최고가 되지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더 잘하게 될 테니 말이다. 아주 조금 더 잘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하다!" 31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