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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두통은 꾀병이 아니에요 - 나지훈 교수의 소아청소년 두통 길잡이
나지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아이들이 자라면서 두통이나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생긴다.
스트레스 때문일까 싶기도 하고, 어디가 진짜로 아파서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고민되어 병원을 찾게 되기도 한다.
이번에 나온 신간은 강남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 교수인 저자가 소아청소년 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현실을 환기시키고, 보이지 않는 두통에 대한 의학적인 접근 방법을 환아들과 부모님들께 소개함으로써 두통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
개별 두통 원인에 대한 상세한 책은 있을지언정 아이가 왜 아픈지, 어느 과에서 어떤 부분을 검진해야 하는지 막연한 상태에서 아이들의 두통을 종합적으로 접근하여 살펴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첫 번째 책이 아닌가 싶다.
아이의 두통을 꾀병으로 넘기다 한참이나 지난 후 두통의 원인을 알게 되었을 때, "엄마가 제 말을 안 들어 줬어요." 하고 원망 섞인 말을 들을 일이 있을법하다는 상상도 하게 된다.
저자 역시 가장 첫 챕터에서 아이의 두통이 어떻게 무시되는가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두통의 주관적 증상과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되레 아이들을 꾀병이라고 의심하게 만든다.
편두통 또한 사춘기 시절부터 급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이들의 두통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면 두통의 원인을 진단하는 일차 관문이 무너지게 된다고 한다.
두통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데, 소아과를 거쳐 삼차 의료기관으로 넘어가서도 제대로 된 원인이 파악되지 않으면 보통 정신과적 문제라고 넘기게 되거나, 일차 두통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것이라면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만성 두통 환자와 그 가족은 평탄한 삶을 누리기가 힘들어진다.
저자의 서문에서 말한 일례가 생각난다.
신경 학회의 교수님이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면 환자는 '교수님께서 나를 살리셨습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두통 환자를 치료하면 그 환자는 '교수님께서는 제 인생을 바꾸셨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만성 두통은 삶의 질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청소년기 여자아이들의 경우 편두통 유병률이 높다고 한다. 꾀병이라고 오해받고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못하는 평가, 머리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등으로 쉽게 표현하지 못할 수 있으니 아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지지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만성 두통 중에는 긴장형 두통도 있는데 편두통보다 유병률이 더 높으며 남녀 모두에게 잘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2차 성징기에 있는 아이들은 호르몬이 급격히 변화하므로 주변 환경 변화로 인한 대처 등이 원활하지 않아 긴장형 두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우리 집의 경우 다 여자아이들이라 혹시나 있을지 모를 일에 대한 예방주사를 맞은 느낌이었다. 아이의 두통에 있어서 제대로 관찰하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느껴졌다.
저자가 설명하는 두통에는 크게 원인이 불명확한 일차 두통 원인이 명확한 이차 두통으로 나뉜다.
이차 두통으로 분류되는 철분 결핍성 빈혈, 뇌 수막염, 갑상선 질환, 비염 등으로 인한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아이의 두통을 다면적으로 바라보기에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두통에도 역시나 좋은 수면 패턴의 확립 좋은 식습관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과 물의 중요성 또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두통이 일어났을 때 치료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게 약물 치료에 대한 것도 상세하게 나와 있어 막연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저자는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궁금하게 여길 만한 것들을 자세히 풀어주어 당장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다면 이 부분을 먼저 봐도 좋을 듯하다.
아이의 일상에 두통으로 인한 삐걱거림이 발생한다면 이 책이 윤활유가 되어 원활한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하도록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