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유튜브 세상 속에서도, 인형놀이나 가게를 만들어 노는 프로그램들은 엄마인 내가 봐도 흥미롭고 자극적이지 않아 자주 틀어주게 된다.
그렇게 유튜버들이 무료제공해 주는 도안들을 뽑아주기도 했지만, 한 파일당 열몇 장씩 컬러로 나오는 도안들은 몇 장 뽑지도 않았는데 그새 비싼 토너를 동내 버린다.
그때 운 좋게 만난 새 책을 기분 좋게 받아들었다.
57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아르미 공작소,
미니 옷장, 장난감 공장, 마라탕, 버블티, 안경 가게, 레몬 피부숍 등 셀 수 없이 많이 올라온 영상 중에서 이 책에는 엄선된 10개의 튜토리얼과 책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페셜 일러스트가 제공되어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초반에는 캐릭터 소개와 만들기 전 도구와 만들기 기호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다.
이후 가게놀이 준비를 통해 캐릭터 보관함과 지갑을 만들어 각각의 장소에서 공통으로 씌는 인물과 현금을 준비한다.
만들기 튜토리얼 챕터에서 원하는 가게를 골라 찾아가면 첫 장에서 미리 보기로 전체적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두었다.
책이 오기를 고대하고 매일 언제 오냐며 묻던 아이는 책이 오자마자 작업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종이 스퀴즈와 같은 간단한 만들기와 달리 가게를 만드는 일이라 한 튜토리얼 당 붙이고 자르며 작업하는 양이 꽤 많은 편이다.
만들기 재료들이 들어있는 장은 손으로 쉽게 뜯어 쓸 수 있게 되어있어 종이를 뜯을 때 찢겨나가거나 칼을 쓸 필요가 없어 무척 좋았다.



첫 작품으로 아이는 주인공들과 코인 노래방을 골라, 이틀 만에 완성시켰다.
(테이프를 떼어 붙이는 일도 소근육 발달에 도움이 되지 싶어서 일부러 테이프로 작업하게 두는 편이다. 코팅지를 활용한다면 작업 효율이 훨씬 빠를 것이라 생각된다.)
리모컨으로 버튼을 누르며 노래도 하고, 음료수도 마시며 아이와 아주 어릴 때 갔던 코인 노래방 이야기도 꺼내본다.
등장인물들을 활용해 역할놀이도 하고, 작은 소품들을 이리떼고 저리 붙이며 놀다 보면 다양한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한다.


다음 만들기는 겨울철 우리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버리는 붕어빵 가게였다.
반죽 물에 주문받은 토핑도 넣고, 붕어빵이 익는 동안 호떡도 눌러줘야 하고 어묵을 찾는 손님도 있어 진짜 붕어빵 가게 주인처럼 만드는 재미와 복작복작한 가게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재밌는 장소였다.
가보지 못했던 장소나 역할이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같은 장소, 다른 느낌을 느끼고 표현하게 된다.
종이와 창의력이 만난다는 제목이 절대 그냥 나온 말은 아닌듯하다.
책만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제공되는 QR코드를 사용하여 저자의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 만드는 법도 제공되지만, 놀이가 난감한 부모님들에게도 놀이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상상만으로 구현되지 않았던 가상의 공간들이 눈앞에 펼쳐지면, 더 생생한 현장의 상황이 연출된다.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르미 공작소의 가게놀이를 역할 놀이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