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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는 제목에 이끌려 펼쳐본 책은 스트레스에 관한 새로운 관점과 삶의 무대에서의 적합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저자가 박사과정 공부를 위해 이주해 살았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을 과거에 나도 비슷하게 느끼며 살았던 시기가 있었다. 차에 치이면 어떨까, 계단에서 구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후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던 나는 환경을 바꾸었고, 다행히 많은 생각의 변화와 환경의 변화로 그 시점 이후의 삶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이 피폐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찾은 답으로는 나는 맞지 않는 무대에 올라간 배우였던 것이다. 이후 적절한 무대에 오를 때면, 비슷한 요인의 외부 압력도 이전의 시기처럼 극단적인 반응으로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저자는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삶을 통해 스트레스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조사하고, 진화생물학적 관점으로 스트레스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스트레스는 우리가 삶에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하며, 고대 그리스의 포노스의 개념을 찾아내었다.
"질병은 신체가 건강한 균형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고난의 전투다.
파괴적 힘이 균형을 뒤죽박죽 무너트릴 때 우리를 구원하는 반작용으로 질병이 출현한다."라고 설명하며 스트레스가 가진 원래의 의미를 되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 제목은 한 생명체가 올바른 장소 아니면 잘못된 장소에 와 있는지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는 발상의 일대기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진화 생물학 관점에서 본 스트레스는 항상 체력이 떨어질 때 생긴다.라고 설명하며 (여기서 체력은 생물학적 적합성을 가리킨다.) 스트레스는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모든 생물은 서식지가 필요하고, 수행능력과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의 생존 전략을 만든다. 모든 생명체는 자기 서식지에 의존하고, 저마다 독특하고 고유한 서식지 요구사항이 있다.
"자연에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없다." - 레이철 카슨
적합성을 지키기 위해 한 동물이 다른 동물을 도우며 자신의 적합성을 높이는 행동을 생물학자는 협력이라고 한다. 사람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도 이런 적합성을 높이는 행동에 들어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합성과 함께 항상성은 우리 몸의 균형이다. 감정과 정서는 충족되어야 할 욕구를 우리가 알아채도록 만든다. 이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서는 다시 적합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생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가뭄을 기억하고 화학물질로 소통도 하는 식물들, 영하 272 도와 와 영상 151도 사이에서도 생존하는 휴면상태의 곰 벌레, 자절 동물들.
그 어느에게도 스트레스가 0인 상태는 없다.
각각의 도시에는 역사가 쌓여내려온 고유의 논리가 있고, 도시만의 고유한 생태계를 품고 있다.
모든 생태계 안에서 서식지와 거주자는 항상 서로 영향을 끼친다. 자연은 매일 최선의 하루를 선택한다. 우리 역시 행복을 위한 마지막 보루를 염두에 두고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로 진화론적인 생태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나로서는 굉장히 새롭고 낯설게 느껴졌다. 괜히 어렵게만 느껴져 많이 찾아보지 않았던 탓이다.
나처럼 생물 쪽에 문외한이 보더라도 읽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고, 적절한 비유와 친절한 설명이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변하지 않는 진리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스트레스는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 변화가 나에게 최적의 서식지를 마련하는 힘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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