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 3 : 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 초등 인문학 첫걸음 시리즈 3
신현배 지음, 김규준 그림 / 뭉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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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지나갈 때 가지를 들어 관직을 받은 정2품송,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

우리나라의 구상나무가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었다는 이야기,

나무껍질을 뜯어 먹었다, 강아지풀로 풀 죽을 쑤어먹었다는 보릿고개 시절의 사람들

식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라는 제목을 보고 문득 떠올랐던 사례들이다.

이외에 또 어떤 흥미진진하고 신기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살펴보았다.


식물로 보는 한국사 이야기는 전 3권으로 이 책은 마지막 3권으로 조선 후기부터 현대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례에는 총 33가지의 식물과 역사가 담겨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수많은 동식물과 함께하며 살아왔다. 식물이 없는 지구에서 인간의 삶은 생존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저자는 이러한 식물이 인간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는지 역사의 사실을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책 속의 이야기들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도 몇몇 있고, 전혀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도 많았다.

그중에서 정조는 조선의 식목 왕이었다?라는 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정조가 배다리를 건너 수원 행차를 한 것은 유명한데, 수원 화성 외에 노송지대라는 곳이 정조의 지시로 인해 가꾸어진 것은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땔감으로 사용되는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 나무에 엽전을 달아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아버지의 몸이나 다름없는 현륭원의 소나무 솔잎을 갉아먹는 송충이에게 자신의 오장을 갉아먹으라 하는 정조의 마음이 구구절절하게 와닿았다.

또한 정조가 식수한 사업에 대한 정리를 시켜, 단순히 다산이 각 고을의 식목 수를 취합한 사례로 조선시대 엑셀 왕이라는 사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매해 심는 사업이 아니라 정조가 식목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였고, 역대 임금들 가운데서도 가장 나무를 많이 심은 식목 왕이라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그의 효심이 가득 담긴 7년 동안의 식목사업은 그 양이 수레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였는데, '한 권'으로 정리를 해오라는 정조의 명에 '한 장'으로 연표를 만들어 오는 다산이 얼마나 기특하고 특별했을까 싶다. 정조와 다산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단순히 일 잘하는 사람들의 유대가 아니라, 다산은 정조의 효심을 이해하고 돕고 싶었던 사람이었구나 하는 내면의 마음까지도 헤아려보게 된다.



'수몰 위기에 처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를 살려 내다'에서는 우리 지역 이야기가 나와 현재에도 역사와 함께하고 있음을 느꼈다.

전국에 퍼져있는 식물과 때로는 지역에 함께하는 식물들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면 일상 속에서 늘 보던 식물도 새롭게 보이는듯하다.

이렇듯 이야기와 함께하는 역사에서는 교과서의 한 줄로 표현되는 사실의 내면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마음으로 공감하며, 평소라면 쉬이 떠오르지 않는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준다.

이 책은 신현배 선생님의 스토리텔링과 학습 일러스트를 많이 그리신 김규준 작가님의 그림이 어우러져 내용에 깊게 몰입하게 만든다.

연표가 함께 그려져 있어, 각 장에서 이야기하는 시기는 어디쯤인지 살펴볼 수 있고, 각 장에서 진행되는 본문이 끝나면 에필로그처럼 추가적인 정보를 남겨주어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아직 역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초등 중, 고학년 아이들에게 전래동화와 같은 이야기로 역사 속의 사실들을 흥미롭게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역사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기록 너머의 배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역사 속 일들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는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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