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당 사자소학 -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첫 인문학 공부
박연주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몇 년 동안 문해력이 대두되며 한자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회자되고, 그에 따라 사자소학, 명심보감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어린이들의 교육책이었던 만큼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아이들과 사자소학을 몇 번 읽어보곤 했다.

하지만 신체발부 수지부모에서 더 이상 진행이 안되는 느낌이었다. 아이들과 더 즐겁고 유익하게 배울 수 없을까 하는 순간에 달빛 서당 사자소학을 만났다.


나의 생각

저자는 인문고전을 읽는 시간이 달빛처럼 일상을 은은하게 비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한자 공부 모임의 이름을 달빛 서당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사자소학의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현재 생활에 밀접한 한자와 내용이 있는 문장을 재구성하여 '씨앗 문장'이란 이름으로 골라내었다.

소학 역시 과거의 글이라 현재와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때로는 그 점이 부모의 입장에서 사자소학을 공부시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해소되고, 골라 담은 좋은 문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싹 틔우도록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에게 읽어주며 얘기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소리를 표시하는 표음문자인 한글과 상형문자인 한자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좌뇌와 우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면 먼저 목차의 주제에 따른 씨앗 문장을 보고, 그 문장이 뜻하는 바에 대한 해석을 설명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주며 아이들의 질문이나 대답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께 들려준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이 든다. 서당에서 함께 공부한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는 집에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친구들은 이렇게 생각했대, 너는 그런 적 있었어?" 하는 물음을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생각의 물꼬를 트는 경험을 편안하게 끌어낼 수 있었다.

한 가지 씨앗 문장의 글이 끝나고 나면 [사자소학 놀이]를 통해 다시 문장을 곱씹고 다양한 생각의 파생을 끌어낸다.

각 장이 끝나고 나면 달빛서당 상담실이라는 코너를 통해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들으며 궁금했던 여러 가지 사안들을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최근 읽었던 책 <단언컨대, 아이의 미래 인성 교육에 있습니다_정학경> 속에서

인성 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성은 마음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형성된다고 한다.

느끼고 행동하는 기저에 자유 → 비판적 사고 → 역지사지 → 배려, 소통의 순서를 거침으로써 인성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를 떠올리며 달빛서당 사자소학을 읽고 있노라면, 인성교육은 가정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연습을 시켜주어야 형성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인지재세 불가무우_사람이 세상에 있으면서 친구가 없을 수 없다.>라는 씨앗 문장을 읽고, 친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떠올리고 친구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모든 것들하고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나비하고 인형하고도 말이에요."라는 어린 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기도 한다. 음악, 문학, 한자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나는 무엇과 친구가 될 것인가? 친구에게 어떤 기쁨과 환대를 보여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그것은 다시 삶의 태도가 되어 마음의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자소학을 읽다 보면 삶의 기본이 되는 인간적인 가르침이 가득한 꿀단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자소학을 매개로 다양한 이야기들과 배움의 기쁨을 느끼는 순간들이 우리 가족에게도 펼쳐지길 기대한다.

아이의 인성과 문해력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가정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일상 대화에서도 대조법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단어의 뜻을 물어오는 아이에게 설명할 때입니다. ‘바르다‘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서 바르지 않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대조법에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선명하게 가닿고 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요. (사자소학)에 나오는 대조 구조의 문장은 같은 주제를 변주함으로써 반복 학습의 효과를 가집니다. 반복을 거듭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스스로 문장을 만들고 배운 내용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도 있습니다. 54p - P54

언어를 정확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사고력과 연관됩니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한자가 많이 섞여 있는 한국어를 쓰는 환경에서 한자에 관심을 가지면 생각의 기초가 되는 언어의 저변을 다지고 넓힐 수 있습니다. 69p - P69

누군가의 좋은 점을 부러워하며 따르기보다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는 달님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고전과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생각났습니다. 우리가 옛사람들이 쓴 고전을 읽고 역사를 배우는 것도 그 속에서 좋은 것은 따르고 좋지 않은 것을 고치기 위함이 아닐까요? 공부는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를 이어가는 생생한 과정입니다 - P70

옛 문화를 담고 있는 <사자소학>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제가 고민한 부분은 수직적인 강요 대신 현재에도 가치가 있는 예절과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함께 사는 가족일수록 외출, 귀가할 때 지켜야 할 예의를 생각해 보고 그것의 바탕이 되는 상호 배려와 존중을 배워봅니다. - P176

당장 <사자소학>문장을 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자소학> 읽기를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간다면 <사자소학> 읽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어렵게 보이는 인문 고전 읽기도 나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가는 것부터가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해 봤더니 좋아하고 잘해지는 경험은 아이가 크면서 필요한 내면의 힘과 자신감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 P1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