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인간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주현 옮김 / 1984Books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환희의 인간

크리스티앙 보뱅

1984북스


아직 완전히 붉지 않은, 이제 막 분홍빛이 돌기 시작한 커다란 어린 개머리 잎을 태어난 지 몇 달 안된 아기의 통통한 손가락 사이에 끼워보라. 놀라움에서 즐거움으로 변해가는 아기의 눈을 바라보라. 아기가 그 장미빛 살결을 찢는 것을, 기적을 죽음으로 이끄는 천진함과 그 장면이 단순해진 당신의 마음 안에 심은 즐거움을 보라. 개머리 잎에만 있던 장미빛은 이제 잘게 찢겨 먼지의 먼지가 되어 대기 중에도, 당신의 입술 위에도, 당신의 두 눈동자 속에도, 별안간 새로워진 당신의 영혼 깊숙한 곳에도, 그 어디에나 존재한다. 당신은 방금 신의 통통한 손가락 사이에서 세상의 탄생과 그 끝을 바라본 것이다.

[본문 p.146]

​

자연의 한쪽 귀퉁이 이제 막 분홍빛이 돌기 시작한 수줍은 개머리 잎과, 이제 막 인생의 첫걸음을 내 디딘 태어난 지 몇 달 안된 아기의 통통한 손가락과의 교감. 우리가 호흡하는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는 이렇듯 놀라운 奇蹟이 쉴틈없이 일어난다. 우주에게는 생명이 있고, 감각이 있고 또한 감정이 있다. 우리네 인간보다 훨씬 예민하고 훨씬 선량하다. 우주는 窮極的 善을 추구한다.

선량하고 지혜로움은 탄생에서부터 우주로 부터의 선한 선물이었다. 우리는 풍족하고 무한한 선량함과 아름다움을 스스로 벗어던지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너는 어려서 몰라." 라고.


[크리스티앙 보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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