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1

미겔 세르반테스

열린책들



    이제 겨우 마라톤의 반환점을 돌았다는 기분이다. 그런데, 마라톤이라는 장거리였는데도 전혀 힘겹지가 않다. 왜그럴까?

    1600년대의 스페인, 우선 스페인의 출판환경과 문화정책에 부러움을 금할길이 없다... 서글픈 얘기도 자주하면 궁상이 되니, 그랬다는 예기로 접어두겠다.

 

    미겔 세르반테스. 위대하다는 이외의 어떤 적당한 표현이 있을까?

    15세기의 스페인은 해외정복을 통해 획득한 당시 유럽에서 가장넓은 식민지를 갖게 되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으로서의 면모를 굳힌다.

    이베리아 반도는 거의 800년동안 아프리카의 이슬람 무어인들의 통치를 받는다, 이후 그들은 7세기반에 걸쳐 알안둘루스로 불리우는 이슬람세력을 몰아내는 소위 기독교세력의 국토회복운동인 레콩키스타를 통해 1492 그라나다에 잔류하던 마지막 이슬람을 몰아내면서 국토회복을 마무리 짓고, 기독교기반의 국가로 거듭난다.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이슬람(무어인) 등장, 국가종교로서의 기독교의 위상 그리고 로마문화의 본류로부터의 영향과 이베리아 반도를 800년동안 다스렸던 이슬람문화 그리고 유대교 문화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독창적 스페인 문화로서의 풍모가 나름 당당하다. 거기에 복합적 문화의 특성인 개방과 관용의 여유까지 풍긴다.

 

    마음이 끝없이 편안해 진다. 마치 할아버지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는듯. 우리들 마음속에 숨어있던 원초적 감정들을 한거풀씩 발가벗겨버린다. 21세기의 우리보다 백배는 세련되지 않았는가? 용기있지 않는가? 순수하지 않는가? 그리고 인간적이지 않는가?

 

    돈키호테가 둘시네아 토보소에게 보내는 편지

 

    존귀하고 지고하신 분에게,

    정답기 한이 없는 둘시네아 토보소여, 떨어져 있는 아픔의 칼날에 부상당하고, 마음 구석구석 상처 입은 자가 자신은 갖지 못한 안식을 당신께 전합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이 저를 무시하고, 당신의 가치가 저를 위한 것이 아니며, 당신의 무정함이 저의 고뇌라면, 비록 참고 견디는 일에 이력이 있으나, 혹독할 아니라 그칠 모르는 괴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지탱할 수가 없을 같습니다. , 무정하고 아름다운, 나의 사랑하는 적이여! 당신으로 인해 제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저의 훌륭한 종자 산초가 전해 드릴 것이니, 저를 구하고 싶으시다면 저를 당신 것으로 삼으시고, 그러고 싶지 않으시다면 당신 마음대로 하소서. 목숨 끝내는 것으로 당신의 잔인함과 저의 소원을 만족시킬 것입니다.

 

    죽는 날까지 당신의 사람.

    슬픈 몰골의 기사

 

    [p.368]

 

 

    우리모두 마음 깊은곳에서 맘브리노의 투구를 덮어쓰고 웅크리고 있는 돈키호테의 외침에 잠시 귀를 기울여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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