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A.J.P 테일러 지음/유영수 옮김

페이퍼로드 폄/ 430쪽

우리는 전쟁이라는 이야기를 꺼낼것 같으면 항상 의례처럼 꺼내는 말이 있다. 바로 '전쟁의 원인' 혹은 '전쟁의 배경'이라는 어설픈 화두로 출발하는 것이다.

2차대전이라 치면 혹자는 세계대공황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파시즘의 대두라고도 하고 또다른 사람은 또 다른 이야기를 들고 나온다. 그러면 세계대공황의 배경은? 파시즘의 배경은? 또 그 배경의 배경은? 이렇듯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아마 인류의 기원 혹은 더 올라가자면 지구 생명체의 기원으로 올라가게 될지도.

그래도 딱히 한마디를 들어보라하면 나는 문명이후의 전쟁을 '국가 혹은 국가적 이기심의 적극적 표현' 이라고 말하겠다. 이기심이라는것은 본성에 속하는 감정이기 때문에 어떠한 수련과 절제에도 절대적 통제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전쟁'이라는것을 피할수 없는 것일까?

그렇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전쟁'은 피할수 없다. '전쟁'은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존재할 것이고 강한것들에 대한 약한것들의 고통과 눈물은 점점 더 커져갈 것이다. 하물며 지금 현재 이 시점에서도 '전쟁'이라는것은 현재 진행형이다.

히틀러가 무솔리니를 통해 힌트를 얻었던 '파시즘'이, 일본의 '군국주의', '제국주의'가 나쁘다고, 그래서 팽창하는 그들의 야욕을 자유민주세력들이 힘을 합쳐서 이겨낸 인간승리라고? 조금더 깊게 그리고 길게 생각해볼 일이다.

역사는 많이 꼬여있다. 적어도 평등하지 않은 세상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불평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속도가 붙어 양극화가 되는것이며 더욱 두려운것은 양극화의 해소라는 빌미로 단일화가 된다면 더 이상 인류다양성의 의미를 상실하는것이 아닐지 지극히 염려스럽다. 내가 염려한다고 세상이 눈꼽만큼이라도 움직일것도 아니지만.

제1권을 마무리하며 정리하였던 독후감을 다시한번 둘러보았다. 제1권을 시작하던때의 시각과 1권을 마무리하고 2권을 들어갈때의 시각과, 또 지금 2권을 덮는 지금의 감회가 모두 제각각이다. 인류사에 비하자면 두사건은 달리놓고 보자면 몇년되지않은 기간이라 할수 있고 이어놓고 보아도 고작 몇십년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하지만 그 몇십년동안 인류는 이전 수백년 혹은 수천년동안 겪었던 변화에 버금가는 변화를 맛보았고 전쟁이 끝나고 또다른 형태의 또다른 전쟁을 진행중인 지금 우리는 더 빠른 변화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두개의 커다란 사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눠주신 저자 AJP테일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방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 을뿐 아니라 관주처럼 엮여있는 에피소드들을 사진과 지도를 곁들여 소개함으로 세계 헤게모니의 변화와 흐름을 나름 관찰할수 있었다.

행복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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