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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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김이설 저.

부유하지는 않으나 화목하다 할수있는 가정에서 역시 소위 평균치라 할수있는정도의 적절한 삶을 40년간 살아온 21세기 한국의 여성, 그 삶의 단편을 프리즘하여 '나'로 대표되는 여성의 삶에서 자칫 걸러지지 못하고 흘려져 버릴수 있는 여러결여와 그 공허를 채워나가는 과정을 묘사 한다.

우리들은 항상 적당한 비명지르기, 엄살 그리고 스스로 감정의 증폭 그따위의 유혹으로부터 그다지 강하지 못하다. 본문속의 '나'역시 화투판 패돌리듯 신세한탄을 늘어놓고 '나' 자신에대한 연민에는 기특하다 싶을정도 일관성이 있다.

'나'는 항상 외롭다. 내곁에는 네살어린 순정파 애인이 있고, 부정한 남편에게 맞바람을 지르고 뛰쳐나온 동생 ,우리자매를 키우며 그럭저럭 늙음을 맞이하신 부모님 그리고 항상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습작에의 갈증.

'나'는 최대공약수를 찾아내는 혜안도 포기할 용기도 그도저도 아니면 이질적 소재 모두를 담아낼 커다란 그릇마저 갖추지 못했다. 할수 있는것이라곤 패배적 무기력이었고 책을 덮을때 까지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서 플롯과 플롯으로 대비되는 삶의 순간들, 그 호흡들간의 인과(因果)는 별 중요하지 않다. 그냥 하루는 그럭저럭 흘러가고 자고 일어나면 또다른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가 맨날 이랬다. 무미하고 재미없고 고단했다."

본문 101

무의미하고 재미없고 고단하게만 느껴지는-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하루들 중 힘없이 문득 문득 고개를 내미는 욕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다만 그 불씨를 살리고자하는 의지가 결여되었을 뿐.

"서로 반지 낀 손을 잡고 밤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면 좋겠다 싶었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후텁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이 길로 그 사람에게 달려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문 100

결국 '나'는 삶이란 일상으로부터 출발해서 결국 일상으로 회귀한다는 아주 흔한 의미상 궤도를 찾아가나, 그동안 '나'와 나는 치칠대로 치쳐 버렸다.

나는 나에게 화가나고, 나에게 실망하고, 나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본문 136

나 역시 '나'에게 화가나고, '나'에게 실망하고, '나'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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