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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창문을 열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8
아라이 료지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일어나면 어떤 것부터 하시나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 뒤척이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하는 이들..아님 운동하러 가는 이들...
누구에게나 아침은 분주함의 시작을 알리는 지표같아요.
아침을 어떻게 시작했느냐에 따라 하루 일과가 달라지는 것을 요즘 느낀답니다.
든솔이가 유치원 입학하고 나서 아침은 그 전(유치원 가기 전)의 아침보다 확실히 달라졌어요.
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게 일상화되어 버린 우리(든솔이와 저)
이번 달부터는 아침에 늦잠 자지않고 신랑이 출근하는 시각에 아이를 깨웁니다.
엄마가 깨우는 것보다 아빠가 깨우는 것에 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답니다.
일어나는 시간이 빠르니 오전에 책도 읽게 되고 아침도 좀 더 먹게 되고
빠듯하게 유치원 버스 타러 뛰어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의 여유와 더불어 바깥 날씨도 살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네요.

유화로 그린 듯 붓질이 섬세하면서 거친 느낌이 있는 그림이랍니다.
작가는 스스와 네루네루에서 보여준 그림의 방식과 달라서 처음엔 같은 작가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답니다.
스스와 네루네루 리뷰 (비교해보세요)
기존의 그림에서 보여준 형태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면
아침에 창문을 열면에서 보여주는 그림은 풍경이 주가 되는 그림이랍니다.
2010년 가을에 기획되어 스케치가 진행되던 중에 2011년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작업이 잠시 중단되었답니다.
그때 작가는 피해 지역을 찾아 마을을 돌면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그러면서 그림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반복했고,고심한 끝에 좋은 풍경 그림만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된 것이랍니다.
하루 아침에 집과 고향을 잃은 지진 피해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픈 마음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비록 지진전의 모습은 아닐지언정 그 모습을 간직하면서 그리고 그 모습으로 복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주민들의 바람을 그대로 녹아낸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해주고자 했던 작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아침이 밝았어요.
창문을 활짝 열어요.
아침이면 예전이면 여느 집 풍경처럼 아침은 창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하지요.
허나,요즘은 황사,꽃가루로 인해 창문열기가 쉽지 않게 되어버렸어요.
아라이 료지만의 귀여운 꼬마들이 방 창문을 여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산은 오늘도 저기 있고
나무는 오늘도 여기 있어요.
그래서 나는 이곳이 좋아요.
아침에 눈을 떠서 바라보는 풍경이 어제와 같은 풍경이면 행복하겠지만 매일 반복된 일상이고 풍경이기때문에
고마움을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답니다.
특히,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뒤 눈을 떴을 때 어제와 다른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면 어떨까요?
집은 다 부서져있고 가구와 자동차들은 저 멀리 떠내려가고
어제 같이 했던 가족 혹은 친구들이 사라져 버렸을때의 실망감과 허탈감은 어떨까요?
계속 반복되는 문장에서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갖고 있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듯 합니다.


그것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복잡한 도시이지만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이 정해져있지만
그 속에서 삶의 행복을 찾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처음엔 산이 있는 마을,도시,강이 있는 마을,바다가 있는 마을...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각 지역마다 보이는 풍경은 다르겠지만
그 풍경들에 감사하며 그래서 나는 이곳이 좋아요를 반복하는 문장에서 작가가 현실에 만족하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침이 밝았어요.
창문을 활짝 열어요.
책 전체에 반복되어 나오는 이 문장만 보면 든솔이는 혼자 다 읽으려고 해요.
혹시라도 엄마가 읽기라도 한다면 안돼..라며 제지하네요.
작가는 책의 글귀는 간단 명료하게 그리고 책의 왼쪽 윗부분에 배치해두었어요.

역시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라..자동차가 많이 등장하는 도시부분에서 자동차 찾기에 여념이 없어요.

책 속에서 아이들도 하나씩 찾고 있어요.
책 속에는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작가 특유의 어린이들이 등장해요.
창문을 여는 이들은 모두 아이들이랍니다.
이건 아이들이 새 희망을 갖고 새 시대를 열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져 있는 듯 해요.

나무 그늘아래서 자리를 펴고 앉아있는 아이를 보고
소꿉놀이하려고 그러나봐....
아이의 엄마 아빠는 어디 갔지? 혼자 있어서 심심하겠다...
이 아이의 엄마 아빠는 오늘 쉬는 날이라서 잠깐 어디 갔어..갔다가 다시 올꺼야...



아침에 눈을 떠서 창문을 열었을 때 어떤 모습이 보이면 좋겠어? 라고 물어보니
기차가 칙칙폭폭 달렸으면 좋겠어요.
허걱..기찻길이 옆에 있으면 하루종일 시끄러울꺼야.특히,밤에는 시끄러워서 잠도 못 잘건데...
이 기차는 아침에만 달리는 기차야.
밤에는 안 다녀..그러면 밤에 잠도 잘 수 있겠지?


그리하여 기찻길을 그리고 색종이로 상자를 접어 연결해서 친구들을 태워주었어요.
싸인펜으로 그린 기찻길위를 색종이 상자로 된 기차를 타고 친구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칙칙 폭폭 칙칙 폭폭
사람은 평범한것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잊어버리고 살 때가 많습니다.
아플때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 주위에서 늘 보던 것들이 사라져 버렸을 때 그 소중함을 알게 되고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우리 주위에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은 없답니다.
내가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만 소중한 것을 더 아끼고 오랫동안 볼 수 있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주위의 사람들 혹은 풍경들이 다르게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