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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언덕 ㅣ 햇살어린이 34
김명수 지음, 민은정 그림 / 현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찬바람 부는 언덕은 김명수 작가의
미발표 중편 동화이며 김명수 작가는 우리 문단의 대표 시인입니다.
작가는 권말에 동화의 배경이 된
시기가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쯤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1980년 대가 배경이 되는군요.
도시 빈민가족으로 아파트 반대편의
조그만 언덕 아래에 천막과 널빤지로 엉성하게 지어 놓은 움막이
초등학교 아니 그 시절에는
국민학교였겠네요. 4학년인 미리입니다.
17살의 나이에 미싱공장 봉제일을
하며 회사 기숙사에 살고 있는 언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서울로 올라와 리어카로
장사를 하다가 병을 얻은 어머니,
그리고 미리, 언니가 사다 준 병아리와 오리가 미리네 식구입니다.
쌀은 커녕 라면 끓일 물도 멀리서
받아와야하고 천막때문에 빛도 제대로 들어 오지 않고 비가 내리면 바로 비를 맞는
그러한 곳에서 미리는 그래도 행복한
마음을 안고 엄마와 살고 있습니다.
공장에 다니는 언니는 주말에나
집으로 올 수 있습니다.

미리네가 살고 있는 곳이 도로가
생긴다고 합니다. 측량하는 사람들, 공사차량들, 미리네는 그저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현장감독이라는 사람이 와서 엄마에게
돈 십만원을 줄테니...나가라고 합니다.
돈 십만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만원을 더 얹어 십오만원을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을 구할 때까지 공사현장의
창고에서 지내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리네 움막이 철거되고 나서는 현장소장의 말이 싸악하고 바뀝니다. 언제 집을 구하러 가냐고? 언제까지
여기 창고에서 지낼거냐고? 매일 닥달을 합니다.
미리네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사글세도 못 구할 정도인데 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공장에 다니는 언니는 월세라도 마련하고자 밤새 야근을 합니다. 그래서, 폐결핵에 걸리고
맙니다.
언니의 병이 엄마가 못나서 그런 줄
알고 엄마또한 아픈 몸으로 장사를 하려고 나가는 순간, 엄마의 목에서 피가 납니다.
그 이후로 미리를 본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미리는 결혼한 언니와
형부 이렇게 세 식구가 모여 살고 있습니다.
아픈 허리를 달래가며
연탄 가게를 하는 형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임신한 몸으로 배추장사를 하는 언니
그리고 고등학생이 된
미리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미리네는
행복합니다. 곧 태어날 미리의 조카도 있고 미리도 은행 1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배경은 35년
전이지만 지금도 가난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들은 우리의 모습입니다. 하루하루
아둥바둥 살아가며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낫겠지하며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은 분명 대한민국의 절반이 넘을 겁니다.
어려운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절이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