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라 불린 사람들 - 지능과 관념 · 법 · 문화 · 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사이먼 재럿 지음, 최이현 옮김, 정은희 감수 / 생각이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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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라 불린 사람들]은 황폐한 느낌 속 압박감이 느껴지면서도 계속해서 바라보게 하는 책 표지의 그림이 어떤 장소인지 궁금해지면서 호기심이 생기게 합니다. 책 표지 속 그림이 빈센트 반 고흐의 Corridor in the asylum (정신병원 내 복도)로 고흐가 사망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정신병원의 병동을 그린 작품으로 그림에서부터 책 제목까지 책에 대한 여러 상상을 해보며 책을 만나보게 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백치'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 만큼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면서 지적장애인들이 그들의 장애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그들만의 삶을 어떻게 살아왔을지 역사 속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보게 합니다.

지능과 관념·법·문화·인종 담론이 미친 지적 장애의 역사 [백치라 불린 사람들]은 역사가이자 작가인 사이먼 재럿이 자신과 같은 세상에 존재하지만 특별한 경우에만 인간으로 인정받는 지적장애인들에 대해 여러 의문들을 가지면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별로 관심 가지지 않는 지적장애인들의 사회 속에서의 위치와 백치, 치우, 결함자, 학습장애인, 지적장애인 등 그들을 부르는 다양한 명칭들은 현재 우리들과 함께 살아가지만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 지적장애인들이 역사 속에서 어떤 모습들이었을지 궁금해지게 합니다.

사회학 [백치라 불린 사람들]은 18세기부터 백치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회 안에서 구성원으로서 어떤 위치와 전반적인 모습을 보였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방대하고 다양한 자료들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데, 처음 접해보는 이야기들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혹독한 멸시 속에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문은 그들이 조금은 이상하고 쉽게 이용당하지만 사회 구성원으로 가족의 품에 안전하게 있었다는 이야기들에 안도해 보게 됩니다. 그러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이들의 운명이 가혹해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당시의 사상과 도덕, 시민권 그리고 인종과 지능 등에 관한 관념들이 결합되면서 지적장애인들은 사회구성원이 아닌 사회에서 배제되고 시설에 감금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우생학에서 시작하여 나치의 대량학살까지 역사 속 잔혹한 광경들로 이어진 지적장애인들의 삶을 살펴보게 합니다.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여러 흥미로운 문학 속 백치 이야기들과 그림 속 이미지들을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백치라 불린 사람들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지적장애인 그들 스스로의 의사와 결정 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가슴 아프게 다가오면서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생각이음 [백치라 불린 사람들]은 우리들이 몰랐던 지적장애인들의 역사를 살펴보게 하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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