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집에는 엄마가 키우는 다양한 초록 식물들이 가득하였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저희 집 또한 초록 식물들이 하나씩 늘어나며 초록 가득한 집이 되어갔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을 키워보면서 아이 키우듯 식물들에게도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하고 각각의 식물들마다 필요한 보살핌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식물 키우기는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어느 순간 식물들과 대화하며 마음속 감정들을 해소하며 힐링해 보는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식물 키우기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만큼 [식물일기]는 제목에서부터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어보고 싶게 합니다.
지금이책 [식물일기]는 꽃과 식물, 환경과 조경을 공부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이와 식물을 키우며 살고 있는 권영경의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낯선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힘든 시간들을 아이와 식물들을 통해 극복해 나갑니다. 아이와 식물에 시선을 맞추며 저자가 들려주는 담백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식물일기]는 아이와 식물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책 속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되는 예상치 못한 그날 그날의 감동들과 식물들이 보여주는 작은 몸짓에서 느끼는 기쁨들은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하게 가슴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식물들의 상태와 키우기 팁 등은 갑자기 누런 잎을 보여 걱정 가득한 마음을 들게 한 칼라데아 인시그니스를 위한 해결 방법들을 배워볼 수 있게 하여 좋았습니다. 그동안 어설프게 알던 식물 키우기의 정보들을 다양하고 정확하게 접해보며 식물들을 더 잘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엄마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알게 하는 포도잼과 식물들의 특식인 빗물 주기부터 온몸을 웅크리고 나와 제 몸을 펼치는 식물들의 잎과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이야기, 한 발은 육지에 다른 한 발은 바다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망그로브 나무 이야기, 산책을 하며 만나보게 되는 오드리 헵번 말, 자신을 지켜내는 자가치유법을 알게 하는 떡갈잎 고무나무 이야기, 아이가 주어 온 꽃망울에서 불러보는 '엄마'이야기, 어른들의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솔방울 이야기 등까지 권영경의 소소하면서도 감동 가득한 이야기들은 코로나19로 조금은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삶 속 마음의 감정들을 어루만져 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이책 [식물일기]는 아이와 식물들을 키우면서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고 사유하게 만드는 우리들 삶 속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일상 이야기들을 통해 공감의 시간을 가져보게 하였습니다. 식물들이 주는 특별한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 삶 속의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