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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을 때면 그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놀라게 되면서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작가는 어떤 생각과 경험을 하면서 글을 쓰는지, 작가의 생활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지 무궁무진한 질문들이 생겨납니다.
소담출판사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집으로 궁금했던 작가의 글쓰기와 읽기, 그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게 합니다.
소담출판사를 통해 알게 된 에쿠니 가오리는 다양한 인간 구성 속 자신만의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의 글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데, 그래서 더욱 그녀의 글쓰기 속 소재를 어떻게 찾고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가는지에 대한 호기심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책의 첫 이야기 무제를 읽어가면서 에쿠니 가오리는 천생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설가로서 그녀가 세계의 사소한 것들을 몸으로 주워모았다는 의사의 진단에 소설가로서 어쩔 수 없다는 그녀의 대답은 그 어떤 것보다 작가로서의 그녀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소하지만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물건들을 버릴 수 없다는 에쿠니 가오리는 어느 날 글을 쓰면서 모아놓은 시간과 기억이 가득한 지우개들이 떠나버린 비밀과 함께 글 쓰는 것을 혼자서 하는 모험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녀의 작가로서 노력의 시간들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글 쓰는 작가로서 여행하기, 책 읽기를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그림책, <도서관> 등 그림책에 대한 애정과 그녀가 좋아하는 다양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다 보면 우리는 가장 본질적인 우리들이 책을 읽는 이유를 느껴볼 수 있게 합니다.
작가는 스스로의 읽기를 통해 읽는다는 것을 여행으로 비유하면서도 어디에 가든 계속해서 여기에 있는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현실을 비우면서 한동안 머물면서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되는 책을 쓰고 싶다고 합니다.
비로소 이 책의 제목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면서, 제목을 반복하여 읽어보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합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일상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 '그 주변'은 일상적이면서도 작가만의 상상과 생각이 가득한 글을 만나보게 합니다. 산책을 잠깐 동안 죽는 것이라 표현하고, 자신을 투영한 전신주에 기대어 있는 노란 것, 차이나타운에서 먹은 죽 이야기 등 조금은 새롭고 그녀만의 이야기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느껴보게 합니다.
소담출판사 [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를 읽어보면서 작가 에쿠니 가오리에 대해 더욱 알게 되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작가로서 그녀가 생활 속에서 노력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특별한 이야기가 되어 우리들을 그녀의 이야기에 한동안 머물게 하는 시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