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술사
이원정 지음 / 양양하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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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심송 서평단에 선정되어 양양하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 입니다.

  죽은 자의 피를 증류하여 죽은 자의 감정을 정제하는 남자...
   추출하여 내는 감정들 가운데 단 하나의 감정만을 정제하여 농축하여 낸다는 것이 지금 나의 일과 같기에 낯설지 않은 감정술사의 행위를 읽어냅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무엇인가 결핍되어 있습니다.
비가 와도 젖지 않는 남자
늘 물속에 잠겨 있는 아이
달빛이 눈부셔 잠 못드는 아이
  그들에게 결핍된 감정으로 인해 갈라진 마음 허무..
그 마음의 문장은 떠남으로, 없어짐으로, 사라짐으로 하얀 백지 위에 자국만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이 소설을 읽은 내 마음의 결핍된 감정도 그들에게 전하며 자국만 남긴 체 감정의 형체는 허물어지고 무너짐으로 황폐해 지기를 바라게 됩니다.
  달빛에 잠들지 못하는 아이만을 남기고 떠나버린 아내의 빈자리를 아내가 남기고 간 증류기에 죽은 자들의 감정의 핏물을 정제해 가는 남자의 행위는 오늘 하루에도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의 부서진 조각들을 밣고 있는 나를 보게 합니다.
   손에 박힌 보이지 않는 작은 가시처럼 소설의 이야기는 내 가슴에 보이지 않는 작은 가시의 감정을 박아 놓았습니다.

  "그 증류기는 ---중략--- 죽은 자의 피를 끓이고, 기화되어 증기가 된 피가 냉각기를 타고 다시 응축되면---중략---- 그 피의 주인은 아무 기억도 갖지 않은 상태로, 다시 생의 처음으로 돌아갔다." p.54

나의 감정에 마지막까지 남아 응축된 피의 감정은 무엇으로 남을 까?  생각해 보는 가을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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