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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 ㅣ Entanglement 얽힘 4
예소연.전지영.한정현 지음 / 다람 / 2025년 12월
평점 :
얽힘(Entanglement) , 양자역학의 가장 중요한 성질이며 우주의 질서를 이루는 근간 - 실재성과 국고성의 초월적 상관관계를 생각하면서 나는 오래전 나를 잠식하였던 두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유랑과 정주
세편의 짧은 소설이 하나의 단어로 이음의 매듭이 되지만, 소설의 주제와 의미에 머물러 있지 않는 느낌이 되는 연결의 고리.
서로 다른 어긋남을 유랑하게 하는 정주의 단어들이 소설 속에서 처음 등장하고, 다시 등장하면서, 세번째 소설의 어느 면에서 만나게 될 수 있을까? 기다리게 했던 어긋남의 머무름이 있는 단어어.
나쁜 가슴....출산하여 모유를 먹이는 교육을 받는 산모에게 나쁜 가슴이라고 말하는 산후조리원원장 김태선.... 훌쩍 징검돌을 뛰어넘으면서...십년 후 자살한 원장의 뉴스를 보면서 나쁜 가슴에 정주하지 않은 엄마 유진과 자폐진단을 받은 지유의 시간이 흘러간 시간과 지나온 공간에서 나쁘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중 누구도 제 이름이 아닌, 엄마로 통칭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p.15
엄마의 이름...아이의 이름에 엄마가 붙기도 했고, 시집오기전 살던 마을의 이름에 '댁'이라 불리었던 엄마의 이름.....엄마의 이름은 살아있을 때 그렇게 유랑하였고 죽음에 정주하였을 때에 위패 안에 그 이름이 남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나쁜 가슴.....지유 엄마가 아닌 김유진으로써 자신의 약점으로 남게 되는 문장이 남습니다.
"나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엄마라는 세계에서의 첫 패배를. 그 순간만큼은 나쁜 가슴이 내 삶을 통틀어 가장 뼈아픈 약점이었다."p.22
가짜 여자 친구...성은과 고모와의 얽힘에 대한 이야기는 어릴 적 외갓집에 놀러갔다가 막내 이모 손에 잡혀 교회에 갔던 추억으로 어긋나게 됩니다. 학창시절 전교조 교사의 폭력에 시퍼런 멍이 들었던 엉덩이, 앞뒤허벅지, 종아리, 손바닥, 손등 빰 에 닿았던 폭력의 도구들이 스쳐지나면서... 그렇게 이렇게 살았구나!!! 소설 속 성은의 학창 시절 교사의 차별과 성폭력-성추행-에 나섰던 고모의 모습....성은에게
"성은의 가짜 여자친구가 된 진짜 고모가 거기에 있었다."p.74
고모의 유랑은 이 시대의 어느 길 위에 똑바로 서 있지 않을까? 2000년 이후의 시대....잔혹한 신이 지배했던 4월의 봄 아침이거나, 아니면 10월의 가을 밤이거나....
나의 체험학습.....3편의 소설 중에서 가장 나의 의식과 어긋났는데.... 얽힘 코멘터리-작가들의 이야기들-에서 가장 나의 생각이 얽히고 섥히는 소설이었다는 솔직한 고백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분들에게 나의 체험학습이 어떤 으의미로 유랑하고 또 정주하는지를 묻고 싶은 소설....난해하거나 그 내용을 의식의 흐름에 맡겨야 하는 정도는 절대 아니지만.....나(수이)와 희(주은희), 그리고 미미 이모의 이야기들은 마치 분철된 하나의 책이지만 분철되어짐으로써 그 이어짐이 고리가 얽혀버린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얽힘의 코멘터리에 이르러서야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별의 다름이 하나의 같은 감정에 멈춰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할 까요....
소설 3편이 담겨진 12월 혼란스러운 내 시간에 제대로 얽히고 섥힘으로 기록되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