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죽음학 수업 - 다가올 죽음 앞에서 지금 여기를 바라보는 삶의 지혜
문현공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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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시인의 시에 이런 문장이 있음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는 힘도 힘이지만 죽음으로 가는 힘도 힘인 것을"

태어나는 힘을 가지고 살아가는 힘을 내었고, 이제 다시 죽음으로 가는 힘을 내어 가는 길에서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태어남과 살아감, 그리고 죽어감은 자연의 일부로 그 무게를 동일하게 짊어지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목적지. 좀더 일찍 목적지에 도착하거나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죽음은 죽음으로 기억하는 시간을 모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죽음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는 것은 30년전 적어놓은 자작시의 한 구절입니다.
   저자는 죽음에 관한 흩어진 퍼즐 조각들을 하나의 판에 그 모양대로 이음의 선을 따라 붙여가면서 죽음이라는 하나의 퍼즐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죽음이란 사전적 의미와 의학적 의미, 종교적, 사회적 의미들에 조명하면서 죽음이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선가 한 대학교에 교양철학 수업 중 딴짓을 하던 학생에게  교수가 "당신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물었고 학생은 고민 중에 원피스라는 만화의 대사 중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때다." 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죽음에 대한 현상, 죽음에 닿는 시간, 죽음에 스며들어간 마음, 죽음 이후의 변화들과 사후 세계의 경험들, 자살과 반려동물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죽음은 늘 가까이에서 준비되어있고 나와 죽음은  하나의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조목조목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가장 기억하는 죽음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고등학생 처음 교회에 가서 피아노 반주하시는 남자 집사님 홀로 어린 아들 하나 키우시면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 했던 날의 기억과 대학 다닐 때 자취하면서 2주의 한번꼴로 집에 내려갔는데, 삼촌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장례까지 다끝나버려  홀로 삼촌의 묘 앞에 애도했던 날도, 군  전역후 할머님이 돌아가셔서 주택 골목에 조문객을 맞고 돗자리를 깔고, 집에서 조문을 받았던 기억. 아버지의 죽음에 닿기 십여일 전 죽음으로 가는 힘으로 힘내어 생을 다시 이어 보시겠다 하셨던 그 날의 모습도 . 죽음은 저마다의 조각의 윤곽으로 내 인생의 틀에 맞춰지고 이어지고 있구나 싶습니다.
책에서는 저자의 경험이 담겨진 죽음의 기억들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남겨놓은 선물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지금 생각하는 것이 나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 그러니까 나는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있는가? 스스로 반문하며, 사전연명의료의향 및  장기기증 등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죽음으로 가는 힘도 힘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잘 맞는 책이라 생각해보며,  살아가면서 죽음을 보고 죽음을 듣고 죽음을 생각하면서 가지게 되는 죽음의 가치관에서 진한 연필로 꾹 눌러쓰는 죽음의 기록이었습니다.

  "하나의 죽음은 결국 우리 한 사람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p.40

"퀴블러 로스는 죽음이 삶에서 인간이 배울 수 있는 '마지막 성장'의 기회라고 말합니다."p.61

"우리는 삶에서 죽음을 찾고, 죽음에서 삶을 이야기합니다."p.93

"죽음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모든 인간과 생명에게 필연적 사실로서 죽음을 마주하게 합니다."p.139

"태어남이라는 시작점에서 출발해 죽음이라는 끝점을 온전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탄생과 죽음을 잇는 '살아 있는 지금'이라는 '선'이 필요합니다."p193

"삶의 끝자락에서 서 있는 죽음은 고통이나 막다른 길이 아니라 우리를 성장시키는 스승이라는 것입니다."p.211

  본 도서는 책과이음 출판사의 느린 사람, 느린 독서로 죽음을 꼽씹어보는 시간을 가진 죽음에 대한 생각이 느린 사람의 느린 리뷰입니다.

  당신에게 죽음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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