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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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6단어 소설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헤밍웨이에게
 "단어 6개로 사람들을 울릴 만한 소설을 써 보시오."
  헤밍웨이는 즉석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지어냈는데,
"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팝니다 :  아기 신발, 한번도 사용된 적 없음

6개의 단어로 만든 문장이지만, 문장 속에 감춰진 감정들, 이야기들이 있음을 상상하게 됩니다.

  맡겨진 소녀의 문장이 그리 하였습니다.
금방 읽어낼 수 있는 얇은 두께의 책 속에 쓰여진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추리하게 하고, 상상을 하게 합니다.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맡겨진 소녀의 이야기는 산과 염기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색의 변화처럼 소녀의 친부모와 잠시 맡은 부부의 애정에 따라 반응하는 소녀의 감정에 물들게 됩니다.

  소설 속의 풍경, 길, 숲, 우물, 바다, 교회, 마을이 문장에 스며들어 있는 느낌입니다.

  소녀의 부끄러움을 아무렇지 않게 감싸주는 부부, 우편물 가져오는 달리기를 시키고, 바다의 해변길을 걸으며, 밀려오는 파도의 감정과 쓸려가는 파도의 이성을 소녀에게 가르쳐주는 그들.

  소녀의 이야기로 채워진 소설이 아닌 그들 모두의 이야기들로 비워진 소설이라고....

"걸어가는 내내 꽃이 핀 키 큰 관목과 높다란 나무 사이로 바람이 거세게 불다가, 가볍게 불다가, 다시 거세게 분다."p.58

'오늘 밤은 모든 것이 이상하다. 항상 거기에 있던 바다로 걸어가서, 그것을 보고 그것을 느끼고 어둠 속에서 그것을 두려워하고, 아저씨가 바다에서 발견되는 말들에 대해서 -중략-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쩌면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다."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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