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천재의 비밀노트 - 숫자기억하기 세계기록 보유자
오드비에른 뷔 지음, 정윤미 옮김 / 지상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세월만큼 기억력은 반비례해 흐려지는거 같다.

자동차키를 어디에 두었는지..가스 밸브는 잠그고 나왔는지..대문은 잘 잠갔는지..보내준다는 물건을 까먹고 못보낸다던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상다반사들.

나 역시도 이러한 것들에 대해 '나이가 드니까 당연한 거겠지'라고만 생각만 했지..상황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거 같다.

하지만 달라져야 겠기에 선택한 책이 바로 ,<기억력 천재의 비밀노트>라는 책이였다.

 

이책의 작가 '오드비에른 뷔'는 81년 생이다. 그리고 숫자기억하기 세계기록 보유자이다.

자신의 기억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고,또 고민해본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을 쓴 참 똑똑하고 젊은 청년이다.

그리고 친절히 그 방법을 독자들에게 꼼꼼히 알려주기 까지 하는..

아무래도 작가는 숫자기억보유자의 입장에서 주로 숫자를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였다.

그렇지만 단어기억하기나,수학공식 기억하기,지리나 역사의 연대기 기억하기,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들이 반가워할만한 기억력으로 벼락치기 공부하는 비법에 이르기까지 그만의 기억의 비법을 조금은 보여주었다.

 

책에서 언급하는 기억력의 비법은 헤드메모기법이라 불리는 방법이다.

거기에는 위치선정법, 여정기법 등등의 방법이 "키워드"라는 핵심을 통해 우리의 장기기억에 남을수 있는 방법을 말해준다.

예전에 <공부력>이라는 책을 본적이 있다. 비록 사회생활을 하지만 수험생이라는 신분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나이기에 기대를 가지고 본 책이였다.

<공부력>에도 물론 기억력향상을 위한 방법이 나온다. 그 책에서 작가가 제시하는 기억력의 향상 방법은 조금은 황당해서 당황스럽기 까지 했다. 물구나무서기...혹은 손가락끝이나 신체의 말단부위를 자극하기...

하지만 우리의 <기억력 천재>는 위의 신체자극법에 대해 회의적이다.

나 역시 이 기억력보유자의 방법을 공감하며 한줄한줄 책을 읽어나갔으며..중간중간에 그가 시키는 대로 생각나는 단어들 떠올리기 ,혹은 그가 제시한 방법으로 암기하기..즉 여정기법을 사용해서, 를 따라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러니 신기하게도 기억이 되었다.

앞에도 잠깐 말했지만..비록 숫자기억하기에 많은 페이지가 할애되어 있었지만 그의 방법을 내가,혹은 기억력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응용해서 자신의 시험이나 업무에 응용한다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든다.

 

세계기억력 대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순위권에 들고 ,혹은 그들만의 독특한기법으로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연습을 한다고 한다.

그 중에는 스토리기법이라는 것이 있는데..그 스토리기법은 숫자를 기억하는 방법에는 좋지않다고 작가는 말해준다.

이것은 오히려 연설문이나 주관식 시험 ..많은양의 자료를 정리할때 도움이 되는 것이라한다.

일일이 열거할수는 없지만 많은 사례들과 대회참가자들의 이야기,

우리가 직접 간단히 테스트해볼수 있는 기회까지 이 책은 제공해준다.

 

기억이란 정말이지 머릿속에 막연히 담겨있는 어떤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따라 시의적절하게 끄집에 낼수 있을때 그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 책의 기억력방법중의 하나인 위치선정법은 그 적당한 이름을 몰랐지만 우리가 대상을 기억할때 막연하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제 분명하게 그 이름과 응용법을 알았으니 실생활에 적용해 봐야겠다.

그리고 기억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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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뜨는 여자
파스칼 레네 지음, 이재형 옮김 / 부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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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롭고도 낯선 느낌을 주는 소설이였다...' 

 아니..소설이라고 명쾌히 매듭지어 말하기보단, 철학책을 읽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긴 문장들과 ,생소하기에 여러번 눈길이 가게 만드는 표현들.

책읽기의 시간은 그 물리적인 책의 얇기로 치자면 금방일듯 하지만..

세번아니..여섯번을 읽으면 그 이면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수 있을듯 하다.

 

뽐므라는 여인..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그녀의 친구 마릴렌..당시 프랑스 사회의 여인상을 대표하는 인물들.

이야기는 어찌보면 굉장히 '흔해빠진' 그것이다.

뽐므는 "손님하자는 대로 할께요"라는 말로 압축될수 있는 그녀의 엄마의 기질을 그대로 받았다.  마릴렌과의 휴가지에서 그녀는 그녀는 미래의 박물관장인 사내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짧은 기간동안의 그남자와의 동거.. 이별..

그 아픔으로 인한 거식증 , 정신병원의 수용..

 

물론 그 과정에서 남자는 그녀의 말없음과 수동성에 그리고 한결같이 "네~"라고 대답하는 그녀에게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기서 뽐므 그녀의 내면은 하나도 보여지지 않는다..물론 그녀 자신에 의해서는..

오히려 그 남자의 내면으로 혹은 중간중간 개입되는 작가의 시선으로 우리는 그녀의 내면을 집작할 뿐이다.

남자와 여자의 소통의 부재.. 그 이면에는 그 당시 프랑스 사회의 남자들의 여성을 대하는 태도..억누름,권위 등등이 보여진다.

처음엔 뽐므와 주변의 그녀들은 '우유부단'한게 아닐까? 혹은 '자기애'가 없는 인물들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당대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인습들이 그녀들에게 강요한 보이지 않는 교육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마지막에 뽐므는 말하지 못하고,보지 못하고 , 알지 못하는 여자가 아니라..

그 반대로 모든것을 볼수 있는 여자 였으니까 말이다.

 

어렵게 어렵게 읽어낸 소설이다.

정말 요즘처럼 쉬운 소설이 널려있는 지금 삶과 철학적 사색을 즐겨보고 싶은 독자라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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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없는 생활
둥시 지음, 강경이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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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없는 생활이라는 제목이 주는 소통의 부존재에 대한 막연한 답답함이 가슴을 멍하게 한다.

소통이라는 것은 두 상대방중 한쪽만이라도 마음을 열지 안으면 불가능한 것이리라..

 

일주일전이였다. 9시 뉴스의 중반즈음..지역뉴스로 화면이 바꼈다.

두명의 여자가 휠체어에 앉아 울고있었다. 그옆을 지키고 있는 앳되어 보이는 장애복지 담당기관의 아가씨..

물론 그 기관은 사적인 단체였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구/경북권이다.

사연은 이랬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그녀들은 독립된 생활을 하기위해 집에서 떨어진 아파트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사를 할려는 즈음...어찌 알았는지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그녀들의 이사를 반대하게 되었단다.

이유인즉슨..장애인들이 살면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한 터무니 없는 이유로 주민들은 그녀들의 입주를 반대했고...결국 두명의 여자들은 시에 민원을 재기하고..

대구시청의 중재로 입주를 하게 되었단다..하지만 주민들은 사과하지 않았고 그들은 무시했다는 내용이였다.

 

이것이 현실이다. 가슴이 아푸지만 너무나 냉정한..

이 씁쓸함이 사라지기도 전에 내가 읽은 책이 <언어없는 생활>이다

 

5개의 중편소설로 이루어진 이책은 그 처음의 이야기가 <언어없는 생활>로 시작된다.

눈이 멀게된 아버지, 귀가 들리지 않는 아들, 말을 하지 못하는 며느리, 그러나 유일한 비장애인인 손자 왕셩리.

이들을 대하는 마을사람들의 냉소와 조롱..결국엔 마음을 떠나 외딴곳에 삶의 터전을 잡은 그들..

그 가족들의 유일하게 자유로운 소통을 하는 곳은 그들의 집이다.하지만 이것도 정상인의 손자가 태어남에 따라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세상의 이들이 그들에게 던지는 조롱에 결국엔 눈,귀,입을 모두 닫게되는 그들중 유일한 비장애인이였던 왕셩리의 충격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결국 차갑고 소름끼치는 이 이야기가 소설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장소에 존재하는 현실이라는 것에 적지않게 마음이 아프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현실의 소통의 부재..단절..을 소재로 하기엔 너무나 최악의 가족상황을 말하는

이 이야기는 아마 진정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느리게 성장하기>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마슝의 이야기다.

이 역시 장애를 소재로 현실을 비꼬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의 마슝은 조금은 악하고 기회주의자의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그 역시도 단절..삭막함..에 의한 희생자인듯하다..

<살인자의 동굴> 은 살인범 아들을 동굴에 숨기고 보살피는 엄마의 이야기다.

조금은 과장된 듯한 대화와 내용의 전개..아들이 결국엔 발각되어 죽게 되고 그 아들이 살해한 남자의 부인이 살인범의 아이를 낳게 되자..엄마는 "하늘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며 탄식한다.

<음란한 마을>은 창녀촌에서 살던 치우위는가 그곳을 벗어나 달아나지만..결국 그가 돌아가 쉴수 있는 곳은 그녀가 도망한 창녀촌이였다.

<시선을 멀리두다>는 게으른남편..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에 대항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리우징의 이야기..

아들을 잃고 허상을 보며 자신의 마음을 다독일수 밖에 없는 너무도 약한 여자..

 

5개의 중편모두..우리 시대의 어두운면을 적나라하게..혹은 냉소를 지을수 밖에 없는  전개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장애에 대한 일반인의 냉소,조롱..그리고 가족의 폭력..인간 근본의 음탕함..돈에 쩔쩔맬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의 구조..

그리고 가진자에 대해 보일수 밖에 없는 없는사람들의 비굴함들 까지..

주변을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좋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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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뜨거운 순간
에단 호크 지음, 오득주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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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잘생긴 남자배우의 첫 데뷔소설이란다. 그게 이책을 선택한 첫번째 이유다.

[죽은 시인의 사회],[비포 선라이즈]..라는 영화로 항상 기억되고 있는 말끔한 배우인 에단호크가 쓴 소설은 얼마나 아름다운 내용을 말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20대 초반의 영화배우를 꿈꾸는 윌리엄과 가수지망생인 사라의 사랑이야기..그리고 이 소설의 모티브는 에단호크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한다.

둘은 우연히 만난자리에서 사랑에 빠져버린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한다..너무도 잘생긴 윌리엄과 그다지 섹시함을 찾아볼수 없는 촌스러움이 묻어있는 사라..그래서 사라는 윌리엄과의 사랑에 혼란스러워 했던걸까 ?   그게 아니라면 윌리엄에게 빠져들수록 자신의 꿈을 잃어가게 될까봐 두려웠던 것일까?  

10대라는 혼란스러움의 시기를 지나..제법 성숙함의 단계에 들어설려는 20대 초반의 사랑에 대해 난 무슨말을 할수 있을까? 혼란스러움과 격정의 버무림..방황과 열정의 혼동..

불안한 20대 초반의 사랑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랑 생각한다. 더불어 나의 20대초반의 모습과 그때의 나의 어린 연인이였던 사람과의 사랑도  오버랩이 된다.  진정한 사랑은 뭘까? 사랑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그사람을 위해 걸레질을 하고 밥을 하는것을 택할수 있다는 윌리엄의 이전의 연인이였던 사만다.. 사랑하지만 자신의 꿈과 사랑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라..

우린 "항상 무든것을 다 가질 수는 없잖아" 하면서 자신의 또 다른 미래가 될 수 있는 선택을 깔아뭉개 버리지는 않는지...

그 시기를 지나온 나는 다시 그때를 되돌아보며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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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스트리트
산드라 시스네로스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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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스트리트..망고 스트리트..

 

계속해서 책의 제목이자 지명인 망고 스트리트를 발음에 보아도 그 어감이 주는 경쾌함은 없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경쾌함과는 달리 실제 망고 스트리트는 거친 현실이 일상화 되어있는 가난과 빈민의 도시란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많은 어둠침침한 ,멕시코 출신의 이주민들이 모여사는, 빈민가의 마을이란다.

 

'나만의 집'을 바라는 동시에 망고 스트리트를 떠나기를 바라는 주인공 '에스페란자'의 시선으로 44가지의 슬프지만 아름답고 밝은 이야기가 전개되어 진다.

 

자신의 집을 부끄럽게 여겨 원장 수녀님의 행동하나에 눈물 흘린 주인공 에스페란자..

철저한 가부장제에 얽매여 있는 동네 여자들의 이야기에서도..

엔젤 바르가스라는 동네 아이의 죽음에서도..

아버지에게 매맞는 샐리의 이야기 에서도..

이모의 죽음을 보는 어린 에스페란자의 눈에서도..

 

온통 우울하고 슬플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놀랄 만하게 밝게 그려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밝음 속에서도 성장통을 겪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p.137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할때나,  힘겨운 삶을 놓아 버리고 싶을 때, 수많은 장애물 앞에서 한없이 왜소해질때, 나는 그들을 바라본다. 이 거리에는 더 이상 의미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에도....

콘크리트 바닥에서도 삶을 키우는 나무 네 그루. 언제나 발돋음을 하며 어딘가에 도달하기를 잊지 않는 네 그루 나무.

 

살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존재 이유가 되는 나무 네 그루. ]

 

 

살아내는 것만이 유일한 존재이유가 되어 버렸을지 모르는 빈민가의 삶이지만,

자신만의 집을 짓기를 바라는 ..그리고 언젠가는 그곳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지만,

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

 

'누구도 자신의 기억을 지워버릴수 없다는것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 버릴수 없다'는 구절을 마음에 새겨 넣으며 책의 마지막을 덮었다.

성장기 소녀의 성장소설, 그러기에 한없이 아플 수 있지만 ..

그 아픔을 또 다른 긍정의 시선으로 들여다 보았을때의 아픔은,  아픔이라 부르기 보다는 유쾌함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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