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자의 달콤한 상상 - 뒤집어야 비로소 보이는 답답한 세상의 속살
홍석준 지음 / 바이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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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님의 상상속 이야기들을 글로 옮긴 다양한 짧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현실을 그대로 마주하고 끄덕이는 게 어쩐지 어려웠다"는 작가님은 어쩌면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을 반대로 뒤집어 상상했고, 그 상상을 이렇게 글로 옮겼다.

28가지의 짧은 이야기들을 읽어가며 작가님의 상상력에도 감탄했지만, 평소에 상상했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만나면 반가웠고 블랙코미디같은 유머에는 웃음이 나기도하고, 때로는 씁쓸한 내용에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다.

모든 직업이 추첨으로 정해지며 시간당 수당이 같아지는 세상에서 '사'자 직업이 오히려 준비 기간도 더 힘들고 스트레스도 받으니 더 괴로워하며 기피직업이 된 이야기에 도대체 직업의 평등함은 어디에서 올 수 있는 것인지.. 고민스러워졌다.

그리고 뒷담화, 그러니까 험담이 금지된 사회에서 처음에는 잠깐 뒷담화를 안하는가 싶더니 몰래몰래 험담을 시작해 '험담 고발 현상금'이 생겨 몰래 뒷담화하는 사람들을 찾으러다니는 현상금 사냥꾼 이야기에 재미있어하며 웃다가 한없이 씁쓸해졌다.

또, 잠을 없애는 약, 하루 세번 알약으로 식사 대신하기, sns가 없어진 세상등 평소 한번쯤 상상해봤던 반가운 이야기들도 있었다.

작가님의 상상력을 통해 답답한 현실을 잠시 잊어볼 수 있는 책,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작가님의 말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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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배신 -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다 잘할 수 있을까?
김영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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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신과 타인을 가혹하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는 '노력 신봉 사회'에 살고있다.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며 실패한 사람에게 '노오오력'을 안해서 실패한 것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일이 흔하다.

나 또한 노력한다면 못 할 일이 없으며 내가 실패한 것은 모두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노력 신봉자'다.

이 책은 나와 같은 '노력 신봉자'들의 생각을 각종 논문과 연구결과로 조목조목 깨부수며 노력한다면 정말 누구나 잘 할 수 있는것인지, 우리와 같은 '노력 신봉 사회'는 어떤 문제점을 가질 수 있는지 제시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노력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각자의 재능과 능력을 파악하고, 최선의 노력으로도 실패한다면 끝도 없는 노력으로 상처만 남기지 말고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노력을 유일신으로 믿으면 믿을수록 우리의 삶은 더 비참해진다. 헤어날 수 없는 덫에 걸린 쥐처럼 말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이란 이름으로 쉴 틈 없이 발버둥을 치지만 돌아오는 것은 깊어지는 패배감과 좌절감뿐이다.

저자는 우리와 같은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결국 많은 사람들이 쓰러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노력의 힘을 신봉할수록 자신을 가혹하게 채찍질하고, 타인도 끊임없이 판단하고 다그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노력이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무조건적인 신념이 우리 사회와 우리 사회 구성원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한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변화의 주체가 세상이 아니고 개인이다. 세상과 달리 사람은 노력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 사람들은 보통 문제를 대할때, 본인은 변할 수 없으니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정말 신기하기까지 한 관점차이여서 신선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변화의 주체가 개인이라는 관점에서는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받을 때 무한한 감동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나도 정말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이런 관점에서 온 생각이었다니 참 신기했다.

-노력의 양으로 소득을 분배하고 싶어 하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점점 커지는 소득 불평등과 개인적인 아픔과 고통이다. 결론적으로 노력 신봉이 우리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해지고 개인의 책임에 집중하게 한다.

저자는 노력 신봉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제시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부분들까지 개인의 책임에 집중하는 사회,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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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장면
고수리 외 지음 / 유유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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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10인의 여행 에세이가 한데 묶여 있는 <여행의 장면> 익숙한 작가님들이 참 많고 각자의 여행이야기가 하나같이 좋아서 어떤 분이 읽어보시더라도 마음에 꼭 맞는 이야기 하나는 건져올릴 수 있을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읽기 전에는 평소에 관심있었던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님의 이야기와 최근 읽었던 책 중에서 너무 좋았던 '매일을 헤엄치는 법'의 이연 작가님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하긴 했지만, 읽어보니 모든 이야기가 하나하나 너무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고 각각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 속에 담겨있던 내 여행의 기억들을 꺼내 나와 비슷한 부분도 찾아보고, 비슷한 부분에 반가워하기도, 나와 다른 부분을 찾아 놀라워하기도, 또 배울점도 찾아보며 너무 즐겁게 읽었다.

가장 마음에 남은 이야기는 봉현 작가님의 쿠바 여행기인데, 개인 인터넷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는 쿠바에서 여행의 순간만을 온전히 즐기고 느끼는 작가님의 모습을 보며 이런 여행이 바로 내가 원하는 여행이었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가끔 나를 아무도 모르는곳에서 한없이 혼자가 된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 못견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쿠바에서의 시간은 자유롭고 단순했다. 실시간으로 사진을 올릴 필요도, 사람들에게 자랑할 필요도, 지금 어디인지 뭘 하고 있는지 알릴 필요가, 아니 방법 자체가 없으니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제야 여행의 순간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다음 혼자 떠나는 여행은 꼭 이렇게 여행의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금은 여행을 떠날 수 없어서 이런 작가님들의 다양한 여행기를 통해 여행의 기분도 느껴보고, 내 기억속의 여행의 장면들을 꺼내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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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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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자신의 아이가 자라 함께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어른인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일상의 행복들을 건져내 작고 사소한 순간들을 반짝이게 만드는 어린이의 특별하고 빛나는 재능을 발견하며 어린이라는 존재를 흠모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이후 작가님이 소중하게 모아온 사랑스럽고 다정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이의 말들, 그리고 그 말을 통해 얻은 작가님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님의 아이 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 그리고 각종 문학작품 속의 아이들, 영화 안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말과 그 말을 통해 작가님이 느낀 생각들이 담겨있었는데 사랑스럽고 귀여운 어린이들의 말에 미소지으며 읽다가, 놀라운 가르침을 주는 말에 깜짝 놀랐다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를 주는 말에 코끝이 찡해졌다가, 먼 과거의 어린 나에게 위로를 주는 말에 그만 울어버렸다.

어린이의 말에서는 정말 놀라운 가르침이 있을 때가 있다. 나는 아직 아이가 없기 때문에 친구의 아이를 만날때 어린이와 이야기해볼 기회가 생기는데, 무거운 짐을 보고 "아 이거 들 수 있을까?" 혼잣말 하는 나에게 아이가 "한번 해봐" 하더니, 짐을 드는 나를 보고 "봐, 하니까 되잖아"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린이 시절의 나를 생각해보면 언제 다시 벼락같은 큰 소리가 날지 무서워 책상 아래 기어들어가 떨고 있는 모습만 기억난다 작가님이 상처 받고 나서 자기 자신을 할퀴려고 할 때면 생각한다는 그 말을 나도 어린 나에게 해주고 싶다. "그건 절대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 행복은 "그냥 노는 것"이라고 말하는 어린이처럼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내가 되고 싶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말을 보며 힐링하기에도, 내 자신이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성찰하기에도, 상처받은 어린 나를 위로하기에도 좋은 책. 그리고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마음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으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나란 사람은 나만이 만들어낸 게 아닐것이다. 지금까지 나를 거쳐 간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과 공감과 사랑과 위로가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을 테니. 그런 생각을 하면 지겹게 나를 따라다니는 외로움이 조금은 물리쳐진다. 그러면 항상, 다시 누군가의 친구가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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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케이지 : 짐승의 집
보니 키스틀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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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셰이 램버트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다. 늦은 밤 같은 회사 직원인 루시와 함께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전기가 완전히 나간 공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친 숨소리만 몰아쉬는 루시, 공황상태에 빠진 듯 한데, 루시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든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을 때 살아 있는 사람은 셰이 뿐이었다.

루시는 총상으로 사망했다. 셰이는 이 죽음이 자살임을 증명해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살인자가 된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장면은 아주 짧지만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마치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듯이 긴장감이 느껴졌다. 변호사임에도 자신의 무죄를 쉽게 증명해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증거가 뒤집히는 극도의 긴장감이 나에게 까지 전달되었다.

빠른 전개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해결된건가 싶으면 바로 뒤집히고 또 다시 해결된건가 싶으면 바로 뒤집히고 전개가 빠르고 계속 머리를 쓰면서 읽어야 해서 집중도 잘 되는 소설이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소름... 내가 그럴 줄 알았지..

-엘리베이터 카(elevator car). 왜 사람들은 그걸 차라고 부르지? 일반 차라면 주도권은 사람에게 있다. 그런 면에서 엘리베이터는 차가 아니다. 엘리베이터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야한다. 짐승 우리(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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