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연재소설님의 "어.나.벨 작가의 말"
어제 낭독의 발견에 선생님께서 출연하신다는 희소식의 댓글을 보았습니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선생님의 뒷모습에서부터 시작되었던 낭독의 발견.
거기서 누가 우느냐
아니라, 그냥 바람소리냐
눈부신 금강석으로 빛나는 외로운 이때를
거기서 누가 우느냐
내가 울려는 이때를
바로 거기서 누가 우느냐
다소 수줍은 듯(제 생각에) 낭독하시는 선생님의 모습,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지난여름, 창문 아래께의 백합이야기를 하셨던 덧글을 기억하게 하는 백합.
올여름,세송이 피었다는 그 백합이 있는 소담스러운 마당도 잘 보았습니다.
잠시 스치고 지나간 그 마당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도 했었습니다.
도시에서 작은 마당하나 갖고 사는 거, 어쩌면 내 마음에 들길하나 갖고
사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는.
찻잎을 씻어 정갈하게 차를 끓여 내오시는,어깨까지 닿을 듯 한 검은 생머리.
은은하고 말없어 보이는 선생님의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참 여성스럽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청춘...그 청춘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나의 청춘을 떠올려보기도
했고 그래도 그 청춘의 시간이 그립다고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그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었지요.
그건 네가 지금 행복하지 않아서라고, 지금 네가 불행해서라고...
그러니 그 아팠던 시절도 그리워지는 거라고.
정말 그럴까? 저 자신에게 반문을 던져보기도 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시간을 흘러간다는 것은
청춘 때나 지금이나 모든 것의 반복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불행과 행복과 슬픔과 절망, 사랑과 헤어짐과 분냄이 이전이나 현재나 그리고 이후에도
여전히 공존할거라는. 제가 살아 있는 한 말입니다.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마지막으로 낭독해 주셨던 이 아름다운 글.
그것이 사람이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가장 진실 된 모습일거라는 것을 문득 생각해봅니다.
부산까지 오셨는데...이 도시에서 선생님을 뵙지 못함이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