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득록>에 "나는 하루에 어떤 글을 몇 번 읽고, 어떤 글을 몇 줄읽는다고 반드시 과정을 정해놓고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만둔 적이 없다. 이는 문자 공부에 유익할 뿐 아니라 마음을 잡는 공부도 된다. 승지가 승정원에 있을 때라도 공무를 보는 여가에 매일 일정한 규식을 두어 글을 보면 비록 정신을 오로지하여 공부하는 것만은 못하지만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는 오히려 나을 것이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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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태가 삶의 상태를 결정한다

불교에 ‘우음수성유(牛飮水成乳), 사음수성독(蛇飮水成毒。라는 말이 있다.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부이 마시면 독이 된다는 말이다. 
물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마신 후에 성질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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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밤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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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게 1
어느 굽이 몇 번은 만난 듯도 하다
네가 마음에 지핀 듯
울부짖으며 구르는 밤도 있지만
밝은 날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러나 너는 정작 오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 너는 무심한 표정으로 와서
쐐기풀을 한 짐 내려놓고 사라진다
사는 건 쐐기풀로 열두 벌의 수의를 짜는 일이라고
그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고
마술에 걸린 듯 수의를 위해 삶을 짜깁는다

손끝에 맺힌 핏방울이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
네 속의 폭풍을 읽기도 하고
때로는 봄볕이 아른거리는 뜰에 쪼그려앉아
너를 생각하기도 한다
대체 나는 너를 기다리는 것인가
오늘은 비명 없이도 너와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나 너를 기다리고 있다 말해도 좋은 것인가

제 죽음에 기대어 피어날 꽃처럼, 봄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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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시 - 오세영-
8월은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것

풀숲에 산나리, 초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간 한번쯤
녹음에 거쳐 단풍이드는
가을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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