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프랑스 문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찾아 읽는 편도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나에게 딱 그런 위치다. 이번 북런치 책이 아니었다면 읽고싶은 목록에는 존재하지만 영원히 안 읽었을 책이다.
프랑스 문학은(연극을 포함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못찾겠고 무엇보다 유머코드가 나랑 전혀 안맞다... 게다가 단편이라니..! 예상대로 [나무]의 많은 작품들은 깊은 생각은 하지 못한 채 신기한 상상이네 하고 넘어갔다.
투명피부 수의 신비 황혼의 반란
내가 책을 읽는 방식에 대한 고찰
수의 신비 p.143-
어떤 숫자를 제일 좋아하는가
선입견에 대해 자유로움이 무엇인가
p.166
바닥이 무너져 내리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투명피부 p.59
나는 내 목숨을 구하기 위한 반사적 행동으로 외투를 활짝 열어젖혔다. 나를 공격하던 자는 내 알몸 정도가 아니라 한창 팔딱거리고 있던 내 혈관과 대부분의 장기를 보았으리라. 그는 비틀거리다가 스르르 허물어져 버렸다. 그러자 구경꾼들이 그를 도우러 와서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렇듯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누가 폭력을 당하는 광경은 견뎌 내지만, 어떤 사람이 자기들과 다르다는 것은 참지 못한다. 구경꾼들은 공격당한 나를 돕기보다 공격자를 보살피는 데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문득 그들에게도 나의 기이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그들의 반응은 턱없이 과도했다. 나는 가까스로 몰매를모면했다. 그들은 내 모습에서 그들 자신의 이면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이 순전한 정신적 존재가 아니라 살아움직이는 살덩이이자 갖가지 빛깔의 기관들 속으로 이상한 액체들을 순환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활동하는 장기들의 집합체이기도 하다는 것을 상기했으리라. 말하자면 나는 살가죽을 한두 꺼풀 벗기고 보면 우리 인간의 모습이진정 어떠한지를 그들에게 일깨워 준 셈이다. 내 모습은하나의 진실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정면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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