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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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에게 프러포즈하려고 해요."
"엥, 아니, 잠깐, 그건 너무 여러 단계 올라서는 거 아니야? 진짜로?"
"한아를 위해서라면, 우주를 횡단할 만큼 전 확신이 있어요." - P33

한아도 디자이너지만, 디자이너들은 결국 남 좋은 일이 될 걸 알면서도 디테일 하나에까지 성실하다는 점에서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존재들이었다. - P41

"그리고 반해버린 거지.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하지만 첫번째로 널 보고 널 생각한 건 나였기 때문에 내가 온 거야." - P101

인간이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고 또 죽이는 이 끔찍한 행성에서, 어떻게 전체의 특성을 닮지 않는 걸까. 너는 우주를 전혀 모르는데, 어떻게 우주를 넘어서는 걸까. 너는너무 멀리 있는데, 나는 왜 널 가깝게 느낄까. 내가 네 옆에 있는 바보 인간보다 더 가까울 거라고, 그런데 그걸 넌 모르니까. 전혀 모르니까. 도저히 잠들 수 없었어. 꿈을 꿀 수 없었고, 고체로 된 안쪽이 우리 행성에는 존재하지 않는 액체가 되어가는 것 같았어. 액체 상태가 없거든. 죽으면 기화해 버려, 가스로. 그런데도 액체 상태인 마음을 알았으니, 나 역시 어느 순간 내가 속한 곳을 닮지 않게 된 거지. - P102

한아는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다시 여행하고 싶지는 않아? 공항에 오니까 여행 싫어하는 나도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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