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5

공포는 쉽게 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뱉어 버릴 수 없는 그 무언가에 깃드는 거라 민형기는 믿었다.

p.17

민형기가 보기에 한나리는 고기압처럼 맑은 외모를 지녔음에도 저기압의 흐린 표정으로, 다가오는 타인을 모두 밀어내고 있었다.

p.52

면면상고(面面相顧), 서로 말없이 물끄러미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다. ••• 면면상고, 상대를 말없이 응시하는 사람은 위험하다.
상대의 눈동자 떨림을 해석하면서도 자신의 속내는 단단하게 거머쥐고 있는 인간이니까.

p.101 생염다생맛

한번 씹어 보게. 민트에 생초콜릿 파우더를 섞어 만든 토핑을, 유산지처럼 얇게 펴 돌돌 말아 만든 과자에 입힌 작품이지. 물론 자네에게 알려 줄 수 없는 비밀 레시피가 몇 개 더 있지. 그 덕에 혀에 닿으면 과자가 사르르 녹으면서 입안에 종교적 달콤함이 가득 번지는 느낌이 들 거야. 그 스윗스틱의 이름은 <생을 진정으로 염원하는 사람은 다른 생을 맛볼 준비가 되어 있다>라네.」나는 그 불교 경전 문구 같은 이름의 과자를 바라보았다.

p.250 작가의 말

그리고 앞으로도 정결함과 천박함이 마주하는 은밀하지만 시끄러운 문학의 장소로 당신을 인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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