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진이 어휘를 빌려.. “은밀한 감정의 대환장 파티”.
도덕을 떠나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잘 풀어냈다. 다들 남한테 얘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 글 자체가 매우 잔잔하고 사건들도 차분히 진행되어 오히려 그러한 ‘은밀한’ 감정들의 ‘대환장’ 파티가 되는 것 같다.

2.
10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는데 글 자체는 술술 읽혀서 가볍게 읽기 좋은 것 같다. 다만 각 제목들은 왜 그 제목들인지 이해할 수 없다.. 제목 생각하기 시작하면 어려운 책이다.

3.
몇몇의 인상깊은 작품을 적어보자면,

[구멍]
후회와 죄책감에 대한 감정선이 좋았다. 결국 트라우마는 그 당시의 감정,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후회, 계속되는 가정으로 인한 사실 왜곡 등으로 이어지고 그 과정 속에서 심화되는 것 같다.

[폭풍]
누나가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사람은 동생밖에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작가가 작중의 사건에 대해 어떠한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아서 좋았다.

[피부]
가장 짧은 글이지만 가장 사건이 명확하게 이해되었다.
“우리는 잔인한 짓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는 안개 속의 꿈을 믿으면서. (p.254)”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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