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기독교 페미니즘의 4가지 패러다임

1. 마녀이야기
2. 탈성경 탈기독교 페미니즘
- nixing hexing xing
3. 전통 안에서의 페미니즘
- 에코페미니즘
- 성경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자
4. 재해석 이상의 해석학
- 의심하고 비판하고 재구성하라
5. 사회주의 기독교 페미니즘

p.113 성녀 창녀 바보

‘성녀’들은 성적으로 순수할 뿐 아니라 남성 중심적인 기독교 전통 안에서 가장 숭앙받을 수 있는 존재들이죠. 대표적으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처럼요. 교회의 금욕주의적 신앙 수행의 시스템 안에서 거룩하다고 구별될 수 있는 여성들은 수녀의 형태로 자기들의 여성성을 될 수 있는 대로 거세하면서 살아갔죠.
•••
‘창녀‘의 경우 시스템 안에 있지만, 시스템의 보호는 받지 못하고 있는 존재들이에요. 어떻게 말하면 시스템이 보호하고 있는 성스러운 질서를 위해서 일종의 분출구, 심지어 하수구의 역할을 하는 대상으로 간주되죠.
••• 성녀와 창녀, 이 둘은 서로를 대면하지는 않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짝이죠. 성스럽게 지키고 있는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어두한 그림자의 세계, 물론 이는 가부장적 구성에서 그렇게 응시된다는 말입니다. 두 범주에 속한 여성들은 모두 남성들이 만들어 놓은 기독교 전통의 시스템을 흔들지 않습니다. ‘바보’야 당연히 시스템을 흔들 능력도, 마음도 없고요.

p.114 마녀 - 수도사들의 상상

사실 마녀들에 대한 이 모든 상상력은, 중세의 금욕주의적인 남성 수사들 머리에서 나온 거예요. 5~6세에 엄마 품을 떠나서 남자들끼리 살았던, 그것도 극도의 금욕적인 수행을 하던 남자 성직자들이 그려 낸 상상이죠. •••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마녀들은 가부장적 시스템을 흔드는 여자들입니다. 사실 마녀들이 아무리 "홀리고" 흔들어도 자신이 혹하고 따라오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데, 결국 남성들의 두려움이 문제인거죠. 마녀들은 매력적이어서 설득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에요. ‘위험한’ 여성들이고, 그래서 공동체에서 제거되어야 했죠.

p.115 마녀의 실체

중세 때 마녀로 고발당했던 많은 여성들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민간요법을 많이 알거나, 삶의 고통의 문제를 위로하고 토닥이는 지혜가 있던 여성들이었어요. 재능 있는 여자들이 마녀로 고발되었다는 지점이 흥미로워요. 사제들로서는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신들에게 제일 먼저 호소하고 의지해야 하는데, 일종의 영업 방해를 받은 느낌이겠죠? 한마디로 마녀는 그 공동체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지만, 남성 지배자들이 볼 때는 제거되어야 하는 맞상대인 셈이죠. 한편 십자군 전쟁 등으로 남편을 잃은 젊은 ‘미망인과 같이 안정적인 가정에 위협이 되는 여성들도 마녀로 의심받았어요. 가산제(家産制)와 신분제로 이루어진 중세 공동체 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가능성이 있는 존재니까요. 결국 ‘마녀‘들은 남성이 가진 권력과 부, 지위와 신앙을 빼앗으려는 존재로 응시되는 거죠.

p.129-130 동사로서의 여신 "The Verb"

하나의 큰 동사를 하나님으로 고백할 경우, 그 하나님을 채워 가는 것은 작은 동사들 즉 살아서 숨 쉬고 변화하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우리들이란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우리 안에서 자꾸 찾아내고 살아 내는 신성을 발현해야 "동사로서의 하나님"이 채워진다는 거예요.
•••
하나님은 무소부재, 온 우주에 꽉 차 계신 분이잖아요. 바로 그 존재를 우리가 발견하고 찾아내고 여성적 신성으로 드러내는 과정으로 작은 동사들이 모이고 모인다는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큰 동사이신 하나님께 ‘참여’하는 것이죠.
•••
하나님은 작은 동사로 살아 내는 우리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드러나시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닐까요?

p.131 [하나님 아버지를 넘어서, 메리 데일리, 40쪽]

여성들의 작업은 놀리는 것(be-fooling)이다. 그것은 남성적어리석음을 악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놀리는 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로 거절(nixing)이 있다. 거절자로서 아버지하나님을 넘어서 직조하는 직조자들은 정체된 국가들(stagnations)이 만든 바보들의 철없음과, 인간 기계들의 빈둥거림과, 맹목적 파괴성을 거부하고, 금지하고, 방해한다. 다음에는 마법(hexing)이 있다. 마녀들로서 직조자들은 운명 세계의 운명을 선언하면서, 마법을 걸어 홀린다. 셋째로 엑싱(x-ing)이있다. X는 미지의 혹은 변화하는 양/질에 대한 상징이다. 놀리는 직조자들에게 그것은 양자적(quantum) 도약, 즉, 엑스 인자의 도래를 예언한다는 뜻이다.

p.154 Carter Heyward, Our Passion for Justice: Image of Power, Sexuality, and Liberation(New York: The Pilgrim Press, 1984), 43-45p

태초에 ‘스스로 있는 자‘는 살아서 자라고 변화하고 놀라고 애쓰고 팔을 뻗어 포옹하고 반응하는 만물들을 창조했다. 창조되어진 모든 것은 스스로 있는 자와의 관계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과정, 즉 창조주에 대해 자신과 모든 창조물과의 관계성을 깨닫는 이 과정을 사람들은 ‘영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창조주는 ‘사랑‘이라는 말을 제외하고는 이 과정에 적합한 단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스스로 있는 자는 사랑하는 것이란 뭔가 새로운 것으로 변화하고 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는것을 깨달았다. 계속 사랑하면서, 식물과 바위와 동물과 사람들은 새로운 창조물로 변화해 갔고 되어져 갔다. 그것은 좋았다.…하나님은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혼자가 아니다.…사랑한다는 것은 성령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존재의 흐름이다.

p.155-156 Carter Heyward, Our Passion for Justice: Image of Power, Sexuality, and Liberation(New York: The Pilgrim Press, 1984), 93p

"너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은 ‘너는 내 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는 너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널 사랑한다는 것’은 너의 권리를 옹호해 주고, 너의 공간을 확보해 주고, 너를 지지해 주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의 힘을 이 세상 안에서 주장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너와 함께 (손잡고) 싸워 나가는 것입니다. 너랑 싸우는 게 아니지요.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의미는 그래서 "혁명이여 시작되게 하라"는 뜻이에요.

•••
왜 혁명일까요? "내가 너를 마주보기 전까지, 너를 사랑하기 전까지 나는 이렇지 않았으니까!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스스로 먼저 바꾸니까." 그리고 그게 ‘상호적’인 것이 사랑이죠. ••• 바로 이 힘 때문에 세상은 바뀔 것이라는 소망을 가지고 반하나님적인 질서나 삶의 방식과 싸우는 투쟁을 지속할 수 있어요.

p.157

사랑은 너를 조정하려는 힘이 아니라 관계하려는 힘이요, ‘우리’의 삶과 세계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으로 만들어가는 힘이죠. 그애서 그런 사랑은 언제나 정의로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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