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세]

p.20
살구나무와 딸기 넝쿨의 숨소리가 공기 중에 희미하게 깔려 있는 것 같았다.

p.27
소녀는 이 세상의 움직임들을 한 발자국 앞서 눈치 채는 것 같다.

p.56
그렇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너무 다르죠. 삼촌 말대로 지금은 자기 나름대로의 책임감을 느꼈던 시대와는 달라요.

[비티]

p.99-100
어떻게 더 쉽고 자연스럽게 설명할까? 지금 학교는 더 많은 야구선수, 높이뛰기 선수, 레이서, 땜장이, 강도, 날치기꾼, 비행사와 수영선수를 양산해 내고 있지. 연구원이나 비평가, 지식인, 그리고 상상력 이 풍부한 창작가들 대신 말일세.
•••
우리 전부가 똑같은 인간이 되어야 했거든. 헌법에도 나와 있듯 사람들은 다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나는 거지. 그리고 또 사람들은 전부 똑같은 인간이 되도록 길들여지지. 우린 모두 서로의 거울이야. 그렇게되면 행복해지는 거지. 움츠러들거나 스스로에 대립되는 판결을 내리는 장애물이 없으니까. 그래, 바로 그렇기 때문이야! 책이란 옆집에 숨겨 놓은 장전된 권총이야. 태워 버려야 돼. 무기에서 탄환을 빼내야 한다고.
•••
(방화수는) 우리 마음의 평화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열등한 인간이 된다는 두려움, 그 타당하고 정당한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거지. 정부 검열관이나 판사, 집행관 같은 파수꾼, 몬태그. 그게 바로 자네고, 나라는 존재야.

p.100-101
스스로한테 물어보게. 결국 우리가 이 나라에 바라는 게 뭔가? 사람들은 다들 행복해지길 원해. 내 말이 맞지 않은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없나? 사람들은 말하지. 난 행복해지고 싶어라고 말야. 글쎄, 사람들은 불행한가? 우리는 사람들한테 감동과 즐거움을 제공했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도 그게 전부고, 쾌락, 자극? 자네도 인정해야만 돼. 우리 문화는 이미 이런 것을 많이 제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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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현명하고 깨끗하지.

p.102-103
못이나 나무 없이는 집을 지을 수 없지. 집을 갖고 싶지 않다면 못이나 나무를 숨겨 버리면 돼.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정치적으로 불행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 양면을 가진 질문을 해서 그 사람을 걱정하게 만들지 말고 대답이 하나만 나올 수 있는 질문만 던지라고. 물론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제일 낫지. 전쟁 같은 일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하는 거야. 무능하고 불안하고 세금만 많이 걷는 정부라고 해도 그나마 있는 편이 사람들이 걱정 근심에 싸인 것보단 나은법이지. 몬태그, 평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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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테 해석이 필요 없는 정보를 잔뜩 집어넣거나 속이 꽉 찼다고 느끼도록 사실들을 주입시켜야 돼. 새로 얻은 정보 때문에 훌륭해졌다고 느끼도록 말이야. 그리고 나면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움직이지 않고도 운동감을 느끼게 될 테지. 그리고 행복해지는 거야. 그렇게 주입된 ‘사실’들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까.

[파버]

p.136
당신이 찾아 헤매는 건 책이 아니야! 당신은 낡은 축음기 음반에서, 낡은 영화 필름에서, 그리고 오래된 친구들에게서 책에서 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 것들을 얻을 수 있지. 자연 속에서, 그리고 당신 자신 속에서 찾아보시오. 책이란 단지 많은 것들을 담아 둘 수 있는 그릇의 한 종류일 따름이니까. 우리가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들을 담아 두는것이지. 책 자체에는 전혀 신비스럽거나 마술적인 매력이 없소. 그 매력은 오로지 책이 말하는 내용에 있는 거요.
•••
이제 알겠소? 왜 책들이 증오와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렸는지? 책들은 있는 그대로의 삶의 모습을, 숨구멍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지는 삶의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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