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역시 앤디 앤드루스! 그의 전작 중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는 오래도록 나와 함께 했다. 책장에 고이 모셔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각나면 꺼내보곤 했던 보물 중의 보물인 셈이다. 물론 그 내용이 나를 뒤흔드는 매력을 지녔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보통은 감동을 받고 소장하는데에 그치지 않던가. 신기하게도 그 책만큼은 남에게 마구 권해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동시에 나만 알고자 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도 생기게 만드는 요물이었다.

 

그리고, <오렌지 비치>를 만나게 되었다. 작가 앤디 앤드루스와의 두 번째 만남인 셈이다. 사실 나는 이 작품 이전에 그의 출간 소식을 들은 바 있었지만, 선뜻 구입하지는 못했다. 바로, <폰더 씨의 실천하는 하루> 말이다. 왠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와 내용이 비슷할 거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훗날로 미뤄두었지만, 언젠가 꼭 읽을 거란 예감이 든다. 반면, <오렌지 비치>는 색다른 전개를 기대하며 펼쳐보게 되었다. 일단 주홍빛깔로 물든 책의 표지는 무척이나 상큼하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원형의 중심에 한 흑인 노인 역시 포인트가 되어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을 주었다. 잠시나마 그에게 시선을 던질 수 있도록 잘 만든 것 같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아니 책에 등장하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말하고, 그를 염원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존스'를 담았으니 말이다.

 

이야기는 신비롭고 도인(?)같은 이미지의 캐릭터를 충분히 부각시켰다.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존스가 등장하여 해결사 노릇을 하니 말이다. 마치 방관자처럼 행동하지만, 알고보면 아주 친밀하고 직접적이며 정직하고, 청렴한 해결사로 활약하였다. 가히 인생을 길고 남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이만이 생각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존스의 말은 처음엔 놀랍지만 오래도록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당연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한 걸음만 비켜서면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작가는 그걸 꼬집은 셈이다.

 

<오렌지 비치>의 첫 번째 이야기는 이혼을 앞둔 핸슨부부의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얘기하고, 두 번째 이야기는 8%의 무게. 즉 쓸데없는 걱정에 대해 말한다. 세 번째 이야기에선 180번 국도 옆 나루터에서 늙은이의 인생을 자책하는 윌로에게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지혜를 전해준다. 네 번째는 크래프트 골프 클럽에서 운명의 반쪽을 찾는 방법에 대해, 다섯 번째는 공사장에서 헨리에게 의도와 행동의 차이를 일깨워 준다. 더불어 변할 수 있는 용기도 붓돋운 셈이다.

책의 중반부쯤만 진도가 나가도 작가가 공통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관점의 차이! 그것이 이 책의 핵심 포인트가 되겠다. 내용이 구구절절 주옥같아서 감동적인 멘트를 나열하고 싶지만 직접 텍스트를 읽어가는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 작가가 평생을 얼마나 골몰하며 작품을 쓰는지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책장을 덮으며,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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