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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
스티브 비덜프 지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쓰기 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이 만약 남자라면 공감대가 형성이 될 것이다. 만약 마음이 통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대로 행동해보라. 낡은 역할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롤 모델이 되어줄 이 책을 멘토 삼아보는 건 어떨지. 일부분이라도 긍정적인 실천이 반복된다면, 당신은 당신의 아들에게 또는 또 다른 남자들에게 모범이 될 것 같다. 그로서 새로운 역할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 이런 의견이 나오는지는 길게 말하지 않고 책을 보길 권한다. 은밀한 남자의 속내가 담겨 있고,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남자들이 문제라고 느끼는 문제제시와 나름의 해결책이 제시된다. '자신의 아내와 맞서는 법', '참된 아버지가 된다는 것', '당신이 좋아하는 직업을 찾아라.' 등 제목만 봐도 느낌이 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성독자이기에 '정말 그런가? 왜 그럼 왜곡되도록 그냥 두었을까?' 싶은 부분이 눈에 띈다. 예를 들자면, 성에 관한 사실이 그렇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오르가슴을 느끼는가? 란 질문에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 부분에 대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알아? 난 남자가 아닌데. 대부분의 여자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다. 남자귀신에 빙의되어도, 또는 불굴의 지피지기 정신으로도 '진정성'을 알긴 힘들 것이다.
하나의 문장에서 남겨지는 진정성. 그 의미는 개개인마다 미묘하게 달라진다. 그런 미묘함을 알아내는데에 진실을 담은 고백과 같은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적어도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누드가 된다고 믿는다. 일기를 쓸 때, 편지를 쓸 때에 내면을 숨기려 해도 이내 보이고 마니까. 남에게 글을 보인다는 것은 쑥쓰러운 일이다. 그것도 공공의 비밀이나 자신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알고 싶은 마음에 돈을 들이는 독자에게 있어, 저자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어도 좋다고 본다. 적어도 책 안에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안에서 반라. 그 이상은 보인 것이다. 전라라고 하기엔 약간의 의문점이 드니까. 나는 반라 이상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속독했기에, 놓친 것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일독하고 나면 느끼는 점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이렇게 말한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눈에 밟힌다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일까? 바로, 페미니즘에 대한 거듭되는 언급이다. 저자는 남자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이런 시도를 한 것일까? 아니면 진심으로 그것이 옳다고 여기는 걸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물론, 나는 지금 남자도 여자도 아닌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아니다. 절대 그렇게 되긴 힘들다. 한 가지 좋은 점은, 자기성찰이라고 할까, 반성이라고 할까. 남자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 그 밖에도 알고 있다고 여긴 왜곡된 진실이 많겠구나, 등의 생각을 되뇌이게 만든다.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잃어버린 진실'은 내면의 나약함을 숨기고 강한 척 하는 것에서 비롯된 공허함을 말하고자 했던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원인은 남자들에게 강요되는 남성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평균으로 보여지는 진실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여기는 잘못된 인식 또한 남, 녀에게 무거운 짐을 지어주는 것 같다.
아직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저 여자를 욕정을 풀려는 도구나 상,하급으로 물건처럼 보는 시선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친구로 인정하진 않으며 그저 어떤 대상으로 여긴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낯선 남자에게는 적대감이 늘 자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대화가 통하는 친구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자와 소통하고 싶다. 적 아니면 동지, 이렇게 극단적이고 싶진 않으니까. 아직 오해와 진실을 구별하는 눈이 되기엔 미완성이다. 그렇기에 잘난척하지 않는 책이나 겸손한 경험자의 조언을 듣고 싶다. 다른 여자들의 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나는 그렇다. 여자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긴 너무 어렵지만 노력해 보겠다고 하루 하루 다시금 마음을 다 잡는다. 그래서 이 책도 '진정성'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살펴보게 되었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대중적이지도 않고, 여자들이 공감하기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일독하면 꼭 도움이 될 만한 책이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