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의 박살 일본어
조혜련 지음, 요리구치 타즈 감수 / 로그인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사스가~!!! 역시! 조혜련!

그녀와 함께라면 참 즐겁다. 예를 들면, 여자로서 하기 힘들다는 골룸 연기가 그렇다. "마이 프레셔스. 골룸!" 내복과 소갈머리 가발이 어우러지는 절묘한 표정 연기. 나는 그때의 감동(?)을 잊지 않으며 서평을 쓰기 위해 '웃지않는 가족'을 다시 봤다. 망가지는 모습을 마다않고 열연을 펼치는 그녀의 골룸 연기는 가히 큰 상을 받을만 하다. 비록, 그녀에게 최우수상이 돌아가진 않았지만. 똑같이 분장한 김현철 씨는 묻힌 걸 보면 참 그 영향력이 대단한 것 같다. 큰 화제가 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쩜 저렇게 스미골과 똑같냐, 대단하다. 라는 찬사가 대부분의 반응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그 프로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렇다. 그녀의 남편이나 자식된 입장에선 생계형 개그였다고 마음 아파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런 것 하나만 봐도 '대단한 사람'이라고 칭하는데,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느 방송에서 일본 진출이 꿈이라고 했던 그녀. 그런데 그냥 꿈으로 끝날 수도 있는 소망을 현실로 바꾼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잠을 줄이며 일본어 공부를 하고, 비행기 티켓조차 스스로 해결해서 일본 방송국에 진출하고, 틈틈이 한세까이(반성문)쓰면서 개선하는 그녀. 일본어로 개그를 구사하는 그녀는 내게 있어 '정말 대단한 사람'으로 승격되었다. 이제는 NHK의 MC까지 하니까 더 말해 뭐하겠나 싶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브라운관에 비춰지는 모습이라서 인간 조혜련이 어떤 사람인가 다 알수는 없겠지만 인간미 넘치는 사람일 거라 확신한다. 순간 순간 개그맨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에서도 그런 것이 느껴진다. 그녀를 보면 이런 예감이 든다. 웃기는 개그우먼으로 또 조연이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로서, 앞으로 도전하는 여자들의 롤 모델이 될 거라는 것. 또, 적어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기에 실수가 있어도 곧 쉽게 용서가 되는 사람이 될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그녀가 편찬한 두 번째 책이다. 일본어 책인데 어째 펼치면서도 웃음짓게 만든다.

 

인간미 넘치는, 편한 친구. 혜련 같은 책.

초~야사시이~~! 나는 <조혜련의 박살 일본어>를 이런 감탄사로 표현하고 싶다. 상냥하다, 라고 말이다. 물론, 기존의 일본어 서적도 성공적이고 핵심적인 것도 많다. 예를 들면 무작정 따라하기 같은 책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이지 디테일까지 신경썼다는 게 눈에 보인다. 한국인이 일본에 갔을 때 실수할 수 있는 여담과 문화적인 배려까지 담겼다. TV에서만 봤지만 조혜련 씨는 이웃 집 아줌마 혹은 언니처럼 쉬운 일본어의 세계로 살며시 이끌어주는... 궁금했던 걸 콕 찝어주는... 일본에서는 어떤 일화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에세이 같은... 일본 애니에서 자주 들을 수 있지만 지나칠 수도 있는 디테일에 대해 친근하게 알려주는... 친구 같은 그런 책이다.

쉽고 재밌고 심플하기까지! 더이상 무엇을 바랄까 싶다. 핵심만 쏙쏙 집어주니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왕초보 일본어 입문서로는 손색이 없다. 디테일한 차이점이 있어서 좋다. 더구나 인터넷 사이트에 무료 공개한 MP3 파일 덕에 컴퓨터 하면서 들으면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책이라는 말에 동감할 정도! 소장하고 있는 일본어 책 중에서 맨 끝장 까지 무탈하게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으니까. 이 책은 소리가나가 존재한다. 원래 '소리가나'는 없는 책을 봐야 한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읽을 때 한글에 의존하기 때문에 읽기에 약해지는 건 사실이겠지만, 즐기면서 익히는 책이라는 점에선 필요해 보였다.

 

자, 그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일색인 것은 여기까지.

단점 하나만 말한다면?

한 가지 있긴 있다. 페이지 116쪽에 치명적인 오타가 존재한다. 현영과 붐의 성격을 말하겠다고 큰 제목과 목차에 나와 있지만, 실제로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체, 붐은 어딜가고? 정형돈 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 이제 붐에 대해 들려 줘. 기다려도 소용없다. 출판사 측의 실수가 아닌가 싶다. 편집할 때 실수하셨나봐요. 저런, 저런. 그 외에 또 단점을 말하라면, 아마도 너무 쉬워서 혹시라도 시시하다는 사람 나올까 걱정이다, 요 정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쉬운 건 사실이니까. 박살 일본어 이 후에 또다른 일본어 서적을 내면 재구매율도 높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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