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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가지 결정 -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함규진 지음 / 페이퍼로드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상깊은 구절
억강부약, 즉 두 상대를 멀리서 견제할 때 약한 쪽을 도와 강한 쪽을 억제하는 것.
한국인의 운명을 바꾼 역사적 선택 108가지 결정?
결정이라, 책을 읽기 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일단, 한 여섯 가지가 떠올랐다.
이순신 장군, 태조 왕건,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신라의 삼국통일, 일제시대의 독립 운동, 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
아무래도 옛 조상들 중에선 이분들이 퍼뜩 떠오르는지라.
신라의 삼국통일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모두 국사시간에 배웠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다시금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시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며 아~ 그랬었지, 하며 머릿속에 지우개를 없애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책의 역사속 시간중 내 눈이 오래도록 머문 곳은 삼국시대.
밖으로는 백제에게 영토를 빼앗기고 안으로는 암탉론에 시달리던 신라의 여왕이 위기에 쳐해있을 그 시간이었다.
이럴 때, 선덕여왕의 오른 팔인 김춘추가 없었더라면 나당동맹은 커녕 통일도 힘들지 않았을까?
나당동맹은 108가지 결정중 3위에 올랐지만, 개인적으로 2위에 올라도 손색이 없다 생각한다.
그들은 말한다.
신라와 당나라가 손을 맞잡고 통일을 성공한 것을 두고 외세의존과 중국에 대한 예속성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바로 책 편찬에 참여한 교수및 연구원들이 말이다.
이처럼 책 속에 결정들에 대해 하나씩 등장함과 동시에 그들의 (개인적일 수도 있는) 의견 또한 함께 새겨져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몰랐던 혹은 왜곡된 역사적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들이 적은 내용이 정확히 맞다면 말이다.
아주 먼 옛날, 오늘날과는 비교도 안되게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한 이도 있었다.
왕비가 재가 되어 경복국의 하늘로 날아가고 있는 동안, 그녀의 시아버지는 일본의 호위를 받으며 당당하게 궁궐로 들어섰다.
그리고 충격으로 정신이 나간 아들, 고종을 위협해 정권을 빼앗았다. 바로 대원군의 이야기다.
그러나 대원군이 처음부터 며느리와 원수관계는 아니었다고 한다.
처음에 그녀를 마음에 두고 며느리로 낙점한 것은 대원군이었다.
그러나 왕비의 외척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려 들자, 이를 두고 볼 위인이 아니었던지라, 그때부터 서로 엇갈리기 시작했다.
1871년에는 명성왕후가 고대하던 아들을 낳았으나 대원군이 보낸 보약을 먹고 8일 만에 죽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진짜 손자를 죽이기야 했을까?
그리고 그녀가 죽을 때엔 왕비로 불리지 않았다고 한다. 명성왕후로 불린 것은 그녀가 죽고 2년 후부터였으니 드라마나 뮤지컬에서 표현된 것은 약간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까지 실리며 연대기처럼 한국사가 담겨있다.
그러니 운명을 바꾼 결정의 세월이 얼마나 긴지는 말이 필요없을 정도.
그 결정이란 것들을 열거해 놓은 것에 크게 거부감이나 내 의견과 반대되는 내용은 없었다.
단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탄핵이라는 내용이 주가 되었기에 조금 뭐하긴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만 쏙 빠진건,
아마도 현재 집권하는 정치판 우두머리이자 아직 임기가 다 차지 않아 왈가왈부하기 뭐할 터.
현재 시점에선 실망감이 더 큰 대통령으로 앞으로 돌아선 민심을 공략하려면 믿을만한 결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줄 일들을 벌인다면(모든 민영화, 대운하정책 등과 같은 것들)
추후, 작가들이 책을 편찬할 때 그를 두고 나쁜 결과를 맞게 한 인물로서 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의 문제일 뿐.
그러니까 내 말은 바라건대, 역대 최악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거나 나쁜 업적으로 오르내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무튼, 이 책은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나열해 놓았다.
그렇다면 108가지 결정 중 단연 1위는 무엇일까?
한번 상상해보라.
꼭 정답이라 할 순 없지만, 많은 이들이 결정한 1위는 맨 뒷장을 보면 알 수 있다.
나는 그 결정에 이의없이 동의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