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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ㅣ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평점 :
엽기 발랄 귀신 선생님과 엉뚱 매력 진짜 아이들이 뭉쳐
신나는 겨울방학도 더욱 신나고 재밌게 보낼 새로운 놀이 만화가 탄생!
역시 추운 겨울 이런 재밌는 만화책 한 권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귀신 선생님 외모부터가 오뉴월 처녀귀신 뺨치는 검은색 긴 생머리에 일자 눈썹
매서운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고요. 우당탕탕 학교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커다란 방귀 소동에 어쩔 줄 몰라하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니
진짜 귀신과 한바탕 큰소동이 벌어질 것만 같네요.
여기, 평범해보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4학년 1반 친구들을 소개해요^^
모범생 재호와 잘생긴 동곤이를 비롯한 열 다섯명의 친구들이 모두 다 주인공들이에요.
첫 에피소드가 모태 솔로 귀신 선생님의 소개팅 얘기인데요.
작전대로 선생님 소개팅을 성공시키기 위해 볼살 빵빵 귀여운 표정의 셀카는 기본.
컴퓨터 전문가 못지 않은 사진 보정 작업은 필수예요. 하지만 공들여 어렵게 소개팅을
성사시키면 뭐해요. 궁금한 건 못 참는 귀신 선생님의 숨막히는 질문 공세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그만 상대 소개팅남을 질색하게 만들어 버린 걸요.
저 심장을 죄어 오는 고통은 거의 사람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엄청난 재앙 수준인데요.
그러거나 말거나 뭐 이런 일이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의 그녀는 모두를 깜짝 놀래키는
심장 충격기를 가방에서 꺼내 들어요. 아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또 있을까요. 마치 첫눈에 꿈꾸던 이상형을 만나듯
쓰러질 뻔한 소개팅남이 심장 충격기의 충격으로 벌떡 일어나는 순간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사르르 콩깍지가 제대로 씌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네요.
그리고 사랑에 목말라서 허구한 날 시험으로 아이들을 들들 볶아댔던
귀신 선생님의 달콤살벌한 연애사업이 또 다른 재앙을 가져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에요.
차라리 싫어도 매일 시험치는 게 나을 뻔. 이건 수업시간마다 남자친구를 향한
과한 애정표현이 아이들을 괴롭혀요. 심지어 과학 실험 도중 지독한 방귀 가스에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 둘 기절하는 황당 사건은 또 어떠하고요.
학교에 이런 엽기적인 괴짜 선생님이 계시면 아이들이 학교 다니기 넘 고달플 거 같아요.
다만 아직까지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친해지기 전이라 선생님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해요. 새학기가 지나고 점점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해가면서
선생님과의 잊지 못할 추억도 쌓고 친구끼리 우정도 쌓으며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해가겠죠.
비록 맘먹고 고백한 짝사랑이 실패하더라도 함께 하는 시간은 소중히 간직돼요.
너라는 친구는 재밌는 친구, 웃을 때 젤 예쁜 친구...나에게는 소중한 친구로 기억되고 있어요.
만화 중간중간 두 눈에 크게 뜨고 숨은 그림 찾기에 도전
처음 시험 도중 선생님 몰래 컨닝하는 친구찾기쯤 넘 쉽지만 가면 갈수록
그림은 더 복잡해지고 난이도는 어려워져요. 아이가 하도 깔깔거리고 재밌어 하길래
저도 따라서 봤더니 나중에는 숨은 그림 찾기 고수가 다 되더군요.
특히 별책 부록《진짜 놀이 만화》에서 난생 처음보는 조각 그림 찾기는
어떻게 이런 놀이 만화를 만들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오고요. 만화를 그린 남동윤 선생님이
인물 캐리커처만 잘 그리는 게 아니라 아이같은 상상력도 굉장히 뛰어나신 분 같아요.
선생님이 11살, 고 나이 때 쓴 일기에 봐도 몇날 며칠 잠을 설칠 정도로
외계인에 대한 엉뚱한 상상과 걱정이 많았데요.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이야기 배경이 학교나 집, 시장같은 일상의 공간에서
어느날 우주 당근 로켓을 타고 달나라, 미로별 등 우주를 탐험하며 여행하는 기분이 넘 신나요.
거기에 겨울방학 앞두고 공원에서 눈싸움 한판이 벌어진 아이들을 보니
올 겨울 유난히 눈소식이 많은 우리들의 겨울 이야기가 시작된 거 같아 좋네요.
이제는 크리스마스에 매년 선물을 주던 산타가 진짜냐 가짜냐 눈치가 빠른 나이지만
여전히 산타를 기다리며 잠이 든 아이들 모습은 천사같아요. 오히려 거침없이 툭툭 내뱉는
아이들 말에 마음 여린 산타가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네요. 그나저나 1년을 기다린
산타할아버지의 정체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인물이었다는 게 엄청난 반전이에요.
어쩌면 만화 한 편이 주는 감동이 아이와 선생님,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가족,
이웃이 한데 어우려져 사람 사는 온기가 따뜻하게 전해져요.
아이가 방학이라고 민둥민둥 노는 모습까지 넘 닮았네요.
때론 함께라서 다투고 싸우고 미워하고, 돌아서서 미안하고 사랑하고
또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을 흔들고 뒤집고 다시 새롭게 충전하는 해피바이러스가 넘쳐요.
더욱이 신나고 즐거운 방학기간은 짧고 이것저것 해야 할 공부는 많고
친구와 맘껏 뛰어 놀 시간은 없는 아이들이 짬내서 읽을 수 있는 재밌는 만화책이네요.
덤으로 구불구불한 미로별 미로부터 탐험대가 해결해야 할 미션이 가득가득한 만화놀이책까지
달나라 토끼가 만든 우주 당근 로켓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진짜 탐험대가 되어봐요.
신기하고 놀라운 우주별 가득 작고 깜찍한 외계생물체를 다 만나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