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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 먹는 고래 - 글쓰기가 쉽고 즐거워지는 그림동화 ㅣ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4
조이아 마르케자니 글.그림, 주효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시인은 바다에서 시를 쓰고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의
깊고 비밀스러운 바닷속에서는 말하는 고래 이올레가 시를 써요.
매일 같은 시간 시인은 자신이 쓴 시를 바다에서 낭독하고 항상 멋진 모험을 꿈꾸는
이올레는 시인의 시를 매일같이 기다려요. 그리고 천천히 바닷속으로
시인이 말하는 낱말 하나 하나가 가라앉아요. 추억, 모래, 산호, 침묵, 파도, 겨울...
그러면 이올레는 큰 입을 벌려 그 낱말들을 꿀꺽 삼켜선 낱말끼리 이어붙이거나
바다 친구들에게 들려줄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내요.
"옛날 옛적에 작은 배를 타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왕이 살고 있었어. 햇볕은 왕을 따스하게 비추고,
바람은 왕의 귀에 속삭이고 바다는 왕의 배를 흔들어 주었지..."
그래서 바다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이올레의 이야기는 시처럼 아름답고 황홀해요.
이올레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바다 친구들의 표정은 초롱초롱한 아이들 눈망울 같아요.
아무리 훌륭한 시인의 시에 영감을 얻고 그 시 안에 들어 있는 단어 몇 개로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 지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간혹 글쓰기가 쉽다는 친구들이 부럽듯
이올레가 굉장히 똑똑해 보이네요. 이제 한글공부를 시작한 유아부터
글쓰기가 고민인 초등 저학년 친구들이 읽으면 넘 좋을 거 같아요. 저희 아이도
책 읽은 그날 밤에 이올레가 꿈에 나타나 깜짝 놀랐데요. 전 속으로 공부 안하는
절 붙잡고 공부 좀 하라고 했나보다 웃어 넘겼지만 아이들이 한번 보면 반할
매력적인 캐릭터라 생각들어요. 그리고 그림책 일러스트도
세밀화에 가깝게 섬세하여 아이들이 휠씬 더 사실적으로 친근하게 느껴요.
그렇다고 캐릭터에 비해 스토리가
아이들에게 글쓰기만 강조하는 건 아니에요. 며칠째 시인의 배가 보이지 않자
이올레는 큰 슬픔에 빠져요. 더 이상 친구들을 기쁘게 해줄 희망이 사라진 거예요.
처음에 시인의 뱃머리에서 유유히 헤엄치며 환하게 웃던 이올레가 아닌 거 같죠.
이대로 바다속 깊고 어두운 바닥으로 가라앉는 이올레는 혼자예요.
누군가 혼자인 이올레에게 다가가 다시 웃음을 찾아 줄 수 있을까요?
곁에 이올레처럼 마음이 아프고 힘든 친구가 있다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봐요.
거기에 요즘 나오는 아이들 그림책들은 다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여러 책놀이를 할 수 있어 좋네요.
괜히 아이랑 책읽고 나면 엄마가 어떤 책 놀이를 해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는 혼자서도 즐겁게 책놀이를 할 수 있으니 덤으로 글쓰기 노트를 선물받은 기분이 드네요.
그럼, 똑똑한 이올레가 알려주는 글쓰기 놀이를 따라서 나만의 이야기를 완성해봐요.
서로 다른 낱말들을 이어붙여 아이들 저마다의 상상의 날개를 펼쳐봐요.
악어, 병원, 이빨, 선생님, 주사 주어진 낱말은 같아도 빈칸을 채우는
아이들 솜씨는 다르겠죠. 이런 식으로 매일 쓰는 일기도 좀 색다르게 써보면
따로 글쓰기 연습을 할 필요가 없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