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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어드벤처 1 - 집에서 어드벤처 ㅣ 마이크로 어드벤처 1
김정욱 글, 네모 그림, 손영운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자칭 정의를 수호하는 레인보우 시티 최고의 소년 탐정 우빈과
무모하리 만큼 그가 쫓는 한사람, 꽃미남 괴도 핀치와의 석연치 않은 라이벌 관계.
그리고 세계적인 과학자인 수타인 박사의 손녀, 아름 양과의 묘한 삼각관계는
인기 학습만화의 기본 정석을 그대로 따라 등장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이 대단해요.
무엇보다 이전 <곤충 세계에서 살아남기>, <우주에서 살아남기> 등 초대형 베스트셀러
살아남기 시리즈의 인기 만화가의 최신작이라 더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왠지 무식한데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하는 빨간머리의 남자주인공이
'슬램덩크'의 강백호를 닮지 않았나 금방 호감이 가요.
게다가 일상 생활공간인 집 안에서 펼쳐지는
스펙타클한 화려한 액션과 기가 막힌 위기 대처능력이 어디에도 보지 못한
새로운 파격의 생활 밀착형 과학 어드벤처를 선보이는 듯 하고요.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기적의 장치, 나노머신을 손에 넣으려는 검은 음모에
아름 양의 비명 소리를 듣고 납치될 뻔한 아름 양을 구하려는 위기의 순간에
역시나 등장부터 또 사고를 치는 탐정 우빈의 활약. 누가 도둑놈이고 납치범인지
오로지 눈에 가시같은 괴도 핀치만 잡으려 안달난 우빈은 상황파악이 안되요.
한발 앞서 상황의 위기를 빠르게 대처하는 핀치의 행동 하나하나가 못마땅
결국 손에 쥐고 있는 나노머신을 떨어트리는 대형사고를 치고 마는데요.
그 때문에 집 안에 갇힌 생쥐보다 작은 벌레꼴이 되고 말죠.
뒤늦게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파악된 우빈은
그래도 스스로 자책하거나 좌절하는 일은 없어요. 어떡하든 나노머신의 지속시간
안에 놈들의 눈에 띄지 않고 빨리 집을 탈출하는 게 관건. 과연 번쩍이는 핀치의 계획대로
기절한 채 쓰러진 악당의 주머니에 숨어있다 무사히 밖으로 탈출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어디에도 도망칠 수 없는 호주머니가 밑빠진 독이 아니면 빠져나올 방법이 없는
절체 절명의 위기라면... 위기상황에서도 있는 힘껏 안간힘을 써 입으로
주머니 밑단 바느질 선을 물어뜯는 우빈의 표정이 넘 재밌어요. 그리고 간발의 차로
손에 잡힐 말듯 책장 밑으로 숨어 든 우빈과 핀치, 아름, 세 주인공들은
이젠 좋든 싫든 같은 운명을 나눈 한 팀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
일단 주변에 탈출에 도움되는 물건들을 살펴봐요.
이번에는 무한 긍정 아름 양의 아이디어가 성공할지
작은 몸으로 먼지 가득 떨어져 있는 재료를 한데 모으기도 쉽지 않아 보여요.
고무줄 탄성을 이용해 볼펜으로 석궁을 만든다해도 로프가 없으면 소용없는 일.
더군다나 청소기 안으로 빨려 들어갈 엄청난 위기의 순간은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어요.
겨우 청소기가 닿지 않는 구석진데에 몸을 숨기고 작은 클립과 실을 이용하여
이동장치를 만드는데 성공.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몇 번의 위기상황에도
볼펜으로 만든 석궁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네요. 분리한 볼펜 빈 껍데기에
고무줄로 고정한 후 제법 모양을 갖춘 발사대가 만들어져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정확하게 문쪽으로 구멍 난 방향으로 꽂히는 볼펜 화살에
매달려 쏜살같이 날아가 탈출하는 장면은 넘 멋있어요.
하지만 이미 집밖으로 빠져나갈 출입문과 창문을
완전 봉쇄한 악당의 추격은 계속. 우리가 집안에서 급한 볼일을 해결하고
몸을 씻기 위해 매일같이 들락날락거리는 화장실에 갇힌다면 이곳이야 말로
창문조차 없는 완전한 밀실처럼 보이는데요. 가뜩이나 욕조에 가득 채워진 물이며
미끄러운 타일바닥은 책장을 오르는 차원과 다른 위험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불안해요.
그런데 다짜고짜 눈싸움 잘하냐? 어떤 계획인지 없던 길도 만들어 내는
주인공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떤 위기의 상황도 한 번의
시도에 유리하게 풀리는 법이 없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또 다른 위기에
눈을 뗄 수 없어요. 또한 주인공들의 갈등도 심해지면서
점점 베일에 가렸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해요.
서로에 대한 오해가 쌓여 어릴적 친구라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앙숙이 되어버린 우빈과 핀치 사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던 아름 양도 의아해하는 눈치. 결국 갈등의 골은 깊어져 등을 돌리고 마는데요.
이대로 각자 떨어져 앞으로 남은 시간을 잘 버틸 수 있을지 아무래도 부족한 힘을
과학적 원리를 거들먹거리며 자신이 얼마나 머리를 잘 쓰는지 보여주겠다는
우빈이 어찌 말과 행동이 다른 상황에 배꼽을 잡아요. 특히 아이들은 멀쩡하게
잘 생긴 얼굴이 뭐에 집중할때 코믹하게 변하는 우빈의 표정과 몸짓에
웃음을 자아내요. 거기에 발상의 전환으로 익숙한 일상의 공간이 이렇게나
기상천외하고 모험 가득한 과학 어드벤처가 펼쳐질 줄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특급칭찬이 아깝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