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네 약국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7
박현숙 지음, 윤지회 그림, 조광제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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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인문학동화>는 철학, 문학, 예술, 종교 등 인문학 분야를 대표하는 위인을 어린이들의 가까운 이웃으로 만나서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중요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어린이 인문학 기초 교양서로 이번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에 대해 배워요. 매사 공부 잘하고 인기도 많은 쌍둥이 동생과 비교당하며 짠돌이, 짜증 대마왕 별명을 듣는 주인공 성우는 자신이 공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라고 속앓이해요. 

 

 어쩌다 설렁설렁 놀면서도 늘 우등생인 정우를 따라가기는커녕 정우가 하지 않는 사회 과외까지 학원을 더 많이 다녀도 항상 성적은 그 모양인지 엄마는 동생과 다툼이 있거나 싸워도 공부 잘하는 동생 편만 드는 거 같아 속상해요. 걸핏하면 엄마에게 형 노릇 못한다 야단이나 맞는 자신이 주눅든 성우는 어느날 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와 친구가 되면서  주변 사람과 어울리며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요.

 

 큰 얼굴, 갈색 곱슬머리, 갈색 수염이 멋진 아리스토텔레스 아저씨 첫인상이 약사보다는 화가가 더 어울릴 거 같은 인상 좋은 약사 아저씨. 마침 약국 앞을 지나가는 성우에게 개업 떡을 나눠주고 고민도 함께 들어주는데요. 초면에 불구하고 성우는 아저씨에게 조심스레 고민을 털어놓자 그만 눈가가 촉촉해질 정도로 자기 감정에 울컥. 세상에 저만큼 불행한 사람이 또 있을까 목이 메어요. 

 

 아저씨가 다정하게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면 되지. 행복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선물이거든. 노력하면 누구든 행복해질 수 있어." 위로를 건네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공부를 못하는 자신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돼요. 더욱이 첫눈에 예쁜 엄마 친구 딸을 보고 가슴이 설레는 성우 마음도 몰라주고 아들 뒷통수에 대고 소심하다, 공부 못한다 흉을 보는데 어떻게 행복이 공부와 상관없다 할 수 있는지 성우는 또다시 눈물을 흘러요.

 

 그때, 현관문에 들어서는 정우를 보고 호들갑스럽게 "얘가 정우야? 네가 천재라고 자랑하던 작은 아들? 어쩜 이렇게 잘생겼니? 쌍둥이라도 많이 다르다." 정우를 칭찬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더 짜증날 것도 같네요. 게다가 혼자만 이불 뒤집어 쓰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거실에서는 하하호호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면 정말 혼자만 덩그러니 버려진 기분에 무지 슬펐을 거 같아요. 하지만 보통은 엄마 친한 친구사이, 자식 흉은 진짜 자식이 못나서 흉을 보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자식 자랑과 같은 거라 누구 탓을 하겠어요. 

 

 솔직히 엄마친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칭찬할 게 많은 정우를 칭찬하는 편이 엄마를 기분좋게 한다는 걸 아는데 여전히 혼자서 꽁해 있는 성우가 문제죠. 다행히 그냥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던 성우에게 생각을 바뀌게 도움을 주는 멘토가 있어 든든해요. 그는 단언컨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때문에 사람은 혼자 살면 행복할 수가 없으며 서로 모여 지켜야 할 도덕을 만들고 그걸 지킬때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말해요. 

 

 그리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덕을 행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죠. 덕은 자신이 하는 행동이 선하고 옳음을 알고 그것을 흔들림없이 실천하여 몸에 배었을때 얻어지는 것인만큼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해요. 성우와 정우, 민경이가 함께 보육원 봉사를 갔을때 민경이에게 잘 보이려고 마지못해 아이들에게 친절한 척했던 정우는 언뜻언뜻 얼굴이 아주 죽을상.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지만 민경이는 정우와 반대로 진심이 느껴져요.

 

 성우는 그런 민경이를 보면서 툭하면 화 내고 짜증 부리던 자신을 바꿔 보고 싶어져요. 아니라 다를까 돈이 아까워 주위 사람들에게 인색하고 독하게 굴었던 동화 속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 아시죠. 정우가 성우를 그렇게 부르던 이유도 우리가 돈을 쓸 때 중용의 덕을 실천하면 남들에게 인색하다, 지나치면 낭비가 심하다 소리를 듣지 않아요. 돈은 써야 할때에 써야 할 만큼  적당하게 써야 후회도 없고 스스로 만족하게 되는 거래요.

 

 그렇다면 과연 성우는 아리스토텔레스 약사 아저씨의 충고를 잘 따랐을까요? 성우네 가족이 저녁을 먹은 뒤, 내일 보육원에 가져갈 선물을 사려고 마트에 가겠다고 나서는 성우를 보고  소파에 앉아 있던 아빠가 손에 들고 있던 신물을 떨어뜨릴 정도로 놀라고 엄마는 애가 진짜 아픈 게 아닌가 걱정되고, 정우마저 같이 따라나서며 아직도 성우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요. 지난번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보육원 꼬마친구에게 줄 과자를 준비. 자신이 사다준 과자를 받고 좋아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져요. 지금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에 저절로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퍼져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우도 대뜸 모아 둔 돈이 한 푼도 없다며 성우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하는데 성우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다른 때 같았으면 자신의 앞을 막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정우에게 짜증부터 부렸을 테지만 이젠 아저씨의 충고를 잊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이 참 대견해요. 그리고 민경이에 대한 호감을 접고 분명 한 발 뒤로 물러서 상대방의 마음을 존중해주는 모습까지 참 예쁘고요. 책을 읽다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철학이 잘 녹아있어요.

 

  그 중, 허세와 비굴함의 중간인 긍지도 중용의 덕을 말할때도 남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부풀려 허세를 부리는 것도 문제지만 성우처럼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설명해요. 무엇보다 사람이 긍지를 가지면 '나는 큰일을 할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게 되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요즘 학기말고사다 서술형평가다 시험공부에 대한 고민도 마찬기지로 '모두 똑같이 배우는 거 나라고 못할 거 없어!' 자신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공부하면 휠씬 잘 할 수 있다는 걸 믿게 돼요.

 

 저희 아이들도 쌍둥이 못지않게 겨우 1살 터울의 연년생이라 항상 비교 상대인 경쟁자일 수밖에 없는데요. 좀 더 아이들 각자 최선을 다해 잘할 수 있는 게 다르고 아이들 눈높이 맞는 응원과 격려가 다르다는 걸 느껴요. 늘 수십 번을 외워도 돌아서면 바로바로 까먹던 사회 시험지에 소나기 대신 동그라미가 가득 내년이면 성우와 같은 초등 4학년이 되는 저희 아들도 이번 3학년 기말고사에서 아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릴 수 있는 기분 좋은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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